상봉마다 웃음꽃 만발

“가족이 다 모여앉을 날을 기다리고 있어. 앞으로 통일 되면 얼마나 기쁘겠나. 하하하”(北)

“나도 내 동생이 있으니까 다 기뻐. 하하하”(南)
8일 남과 북을 연결해 열린 제3차 이산가족 화상상봉 행사장은 반세기 만에 화면을 통해 서로 얼굴을 마주하면서도 웃음꽃이 만발했다.

마치 오랫동안 옆에서 살다 만난 사이처럼 남북 형제와 자매들은 상봉 시간 내내 건강, 취미, 옛날 얘기 등을 하면서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하면 먼저 ‘눈물’이 떠오르지만 화상상봉을 거듭하면서 분위기도 많이 바뀌어 가고 있는 양상이다.

북한의 동생 김복삼(78)씨를 만난 남한의 형 김광업(90)씨가 “아들, 며느리가 다 효자야. 손자들은 미국서 장학금 타고 공부해”하고 동생에게 자랑하자 양측 가족들은 큰 소리로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나타냈다.

형이 “이제 앞으로 편지거래 좀 했으면 좋겠어. 김정일 장군님도 그렇게 아량을 베풀어주셨으면 좋겠어”라고 말하자 동생은 “그렇게 하게 되겠죠. 얼마나 가까워졌어요”라고 편하게 대답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남한의 김봉규(80.여)씨의 딸 박순전(55)씨는 북한의 외삼촌인 김경규(76), 김택규(66)씨에게 “큰 삼촌 기침하시네요”라고 걱정하자 “사람이 살면서 기침 한 번도 안 하고 살겠나”라고 말해 웃음바다가 됐다.

또 “삼촌들 약주 좋아하세요. 담배는 피우세요”라고 묻자 “아 술도 먹기야 조금 먹지 뭐. 담배도 피우지 뭐. 그저 도가 지나지 않으면 괜찮은 거야”라고 여유있게 대답해 다시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외삼촌들이 “이런 자리 마련해 준 것도 다 장군님의 배려야. 두터운 신임과 혜택에 의해 마련됐어”라며 가족얘기와 동떨어진 정치적 발언을 해도 누나인 김봉규씨는 “하늘 밑에 나 하나 뿐인 줄 알았는데 동생들 만나니까 기분 좋아”라고 받아 넘기며 소리 내어 웃었다.

하지만 시종일관 웃음꽃이 만발하던 상봉 분위기는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끝내 아쉬움의 눈물을 보였다.

“한번 안아봤으면 좋겠다”, “할머니, 할아버지 살고 있다는 얘기 듣고 한숨도 못 잤다’, ”다섯 살 된 딸 떨어뜨려 놓고 간 부모의 심정은 어떻겠어“라는 말들이 오가면서 복받치던 눈물이 터졌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제3차 화상상봉이 열리는 대한적십자사 본사를 찾아 ”화상상봉이 거듭하면서 분위기가 훨씬 더 편안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