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양강도 삼지연군 현대화 사업을 통해 정주 여건을 대폭 개선한 데 이어 새로 건설된 아파트 등에 입주할 주민들의 이주 계획을 마련해 실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도시 발전에 필요한 적정 인구 확보를 위해 우선 외부에서 1000세대를 모집해 삼지연으로 이주시킬 계획이라고 내부 소식통이 15일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삼지연 지구의 살림집 건설 공정이 60∼70% 정도 진척되자 당국이 건설을 다그치는 한편으로 지어 놓은 살림집에 살 타곳(삼지연 외부) 사람들을 신 세대로 꾸리기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타 지역 주민들의 삼지연 이주를 위해 우선 제대군인을 대상으로 삼지연 거주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삼지연에 1000세대를 들이기 위한 준비로 제대 군인(여군 포함)을 대상으로 이주 자원 탄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양강도에서는 주민 세대를 대상으로도 이주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주 대책에서 무엇보다 토대(성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생활 태도도 반영하라는 지침 때문에 제대군인 중에 군 생활을 모범적으로 한 병사들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자원탄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제대군인은 대부분 남성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이 가정을 구성하고 살 수 있도록 20대 여성들에게도 삼지연 자원 이주 탄원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는 광산이나 개마고원 등 이주 기피 지역에 제대군인을 무리배치 할 경우 전국에서 미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해당 지역으로 자원 이주를 독려해왔다. 안주탄전, 검덕광산, 대홍단 감자농장 등이 대표적이다.
소식통은 “평양이나 평성(평안남도), 청진(함경북도) 같은 대도시에서도 삼지연으로 이주할 젊은 여성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시당위원회에서 청년동맹에 소속된 여성들에게 ‘집과 경제적 지원 제공’을 강조하며 삼지연 자원 탄원서를 작성하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탄원서를 작성하고 삼지연으로 이주한 제대군인들이 있고, 이들의 반응은 아직까지 호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지연의 혹독한 추위와 열악한 농업 구조 때문에 젊은 여성 이주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방연구회 소속 고위 탈북민은 “북한에서 제대군인을 무리 배치하면서 시집 안 간 여성들을 자원해 이주시키는 행태는 예전부터 있었다”면서도 “막상 이주했다가 집으로 몰래 돌아오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지연은 1년 대부분이 춥고 한겨울에는 영하 20도까지 내려간다. 고원지대라 산업이라고 해봐야 임업과 감자농사에 불과하다”면서 “당에서 시킨다고 그대로 따라하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계획대로 지원자가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