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 삼지연 건설현장에 동원된 여성돌격대원들이 심각한 성폭력에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삼지연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돌격대원 상당수가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면서 “성폭행은 주로 권력 있는 남자들에 의해 일어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간부들은 보통 여성에게 ‘네가 내 조카를 닮아서 그러는데 너만 먹을 것을 줄 테니 나오라’고 유인해 자신의 방에서 성폭행을 한다”면서 “처음에 완강하게 거부하던 여성은 몇 차례 성폭행을 더 당한 후 완전히 넋이 나가 (저항을) 포기해버린다”고 말했다.
열악하고 고립된 환경에서 여성들이 이른바 ‘권력형 성 범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간부들은 이런 여성들에게 작업 제외, 추가 식량 지급 등의 편의를 제공해주면서 지속해서 성폭력을 가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돌격대에서 성폭력에 시달리다 돌아온 여성 중 일부는 정신이 이상해진 경우도 있다”면서 “이를 바라보는 부모들 마음은 말이 아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여성들은 편의를 보장받기 위해 스스로 성을 상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고운 나이에 집도 아니고 천막 같은 곳에서 자고, 추운 데서 굶어가면서 일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삼지연에서 힘 좀 쓴다는 간부에게 몸을 바치고 먹을 것을 얻어내거나 일이 좀 편한 곳으로 배치 받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여성들이 가혹한 노동 환경에 견디기 힘들어 불가피한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소식통은 “돌격대에 간 여성들은 어쩔 수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 살기 위해 그런 행동을 선택해야만 하는 여성들의 처지가 비참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실제 북한은 주요 국가건설 사업에 유사 군대인 ‘돌격대’를 조직해 현장에 동원하고 있다. 돌격대원들은 제대로 된 보수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장비 또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한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이 같은 부당한 처사에 국제사회는 이를 ‘현대판 노예제도’라고 지적하며 인권적 차원에서 북한 당국에 책임을 묻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성폭력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 자체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에 더해 되레 성폭력을 당한 여성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주민들도 돌격대를 다녀온 여성들을 향해 당연하게 성폭행을 당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들을 향해 ‘꺼림칙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