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양강도 삼지연꾸리기를 위해 대학생들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을 위한 식량 등 관련 물자를 주민들에게 차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상당한 고통을 겪고 있고 불만도 상당하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강연회에 삼지연군을 물심 양면으로 지원하자는 내용이 많아졌다”며 “당 간부들이 나와 삼지연 건설에 동원된 대학생들의 먹거리를 지원하라고 강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최근 세대 당 메주콩 200g, 옥수수 500g, 고추장 1kg, 김치 1kg, 장갑 5켤레를 마련해 보냈다”며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죽을 맛이라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달 1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 김책종합대학, 원산농업종합대학 등 북한 전역 대학의 학생들이 삼지연 건설장에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은 “대학들에서 삼지연 건설을 지원한다고 하면서 방학에 놀아야 하는 대학생들을 건설장에 동원했다”며 “방학을 가는(보내는) 학생들을 모아 놓고 삼지연 건설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건설 현장 지원) 참여 여부에 대한 확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참여 여부에 대한 확인을 강제하는 바람에 많은 대학생이 어쩔 수 없이 삼지연으로 가게 됐다”면서 “동원된 대학생들은 건설 현장에서 노역을 치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지연 꾸리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특히 신경 쓰는 사업으로 올해 신년사에서 “전당, 전국, 전민이 떨쳐나 삼지연군을 산간 문화도시의 표준, 사회주의 이상향으로 훌륭히 변모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북한 당국은 지난해 말 혹한으로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게 되자 건설인력을 철수시키는 등 공사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공사를 시급히 진행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건설을 재개했고, 여기에 대학생들까지 대거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각종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삼지연꾸리기 건설사업 완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 중앙위원회가 지난달 24일 평양에서 제9기 제9차 전원회의 확대 회의를 진행하고 심지연군 꾸리기와 원산 갈마 해안 관광지구건설, 단천 발전소 건설 등 대상건설에서 청년들이 선봉대, 돌격대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평양시 청년동맹위원회는 청년동맹 조직들에 사상 교양 사업을 진행해 삼지연 건설 사업에 청년들의 적극 참여를 촉구했으며 지난달 25일 평양의 청년들이 삼지연 꾸리기 건설 현장으로 출발했다.
또한, 신문은 지난 4일에도 혜산시에서 “애국의 한마음을 안고 삼지연 건설장에 대한 지원사업을 잘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북한 양강도 삼지연은 백두산 아래에 자리잡힌 곳으로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곳 중에 하나로 공사에 동원된 학생들이 혹한에서 작업을 하고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기상청 기상정보포털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삼지연의 평균기온은 약 -15도이며 최저기온은 지난달 1일 영하 29.9도를 기록한 바 있다.(▶관련기사 : 북한, 혹한기 삼지연 건설 공사 중단…돌격대 복귀 열차 운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