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연지구 건설 노동자 폐렴 증세로 쓰러져 사망”

소식통 “영하 20도 혹한에 중노동, 감기·동상 환자 크게 늘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 건설현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10월 30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최대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양강도 삼지연 건설을 조기에 완공하기 위해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에도 공사를 강행하면서 이달 초 한 돌격대원이 감기로 기력이 저하되는 증상을 보이다가 끝내 사망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14일 알려왔다.

지난 10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삼지연지구를 올해들어 세 번째로 찾아 2년 안에 공사를 무조건 마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건설 현장에선 매일같이 속도전이 벌어져 전국에서 차출된 돌격대원들이 추위에도 장시간 노동에 혹사당해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장군님(김 위원장)이 다녀간 이후부터 돌격대는 영하의 추위에도 새벽부터 건설장으로 내몰렸다”면서 “11월 중반에 감기가 심해져 폐렴 증세로 쓰러진 대원에게 귀가 명령이 떨어져 고향으로 가던 중에 사망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이 혜산시 보안서 관계자와 복귀한 돌격대원들을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사망한 돌격대원은 평안남도 개천에 있는 기계공장 출신 20대 청년이다.

올해 8월 삼지연지구로 차출돼 올 때까지만 해도 건강한 상태였다고 한다. 삼지연지구는 9월에 이미 첫눈이 내렸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 여기에 하루 12시간 이상의 중노동에 시달리며서 기력이 쇠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일하다 쓰러진 사람을 치료해줄 상황이 안 되니까 상급자가 ‘돌봐줄 사람도 없고, 치료도 보장 못하니 집으로 가라’고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귀가를 위한 차편도 개인 부담이라고 한다.

이 돌격대원은 감기와 신열(身熱) 증세로 신음하면서도 혜산역까지 이동해 역 인근 여관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사이 사망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삼지연 지구의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에 이탈자가 꾸준히 발생해왔다. 또한 환자가 발생해도 치료할 수 있는 제대로된 의료시설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삼지연 건설 돌격대원들은 공사 현장에서 3개월을 버티면 ‘건설용사’, 6개월을 버티면 스스로 ‘건설 영웅’이라고 부를 정도”라면서 “12월이 들면서 감기나 동상 환자 크게 늘어 사실상 공사 진행이 더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10일 혹한과 자금난 등으로 삼지연 건설에 동원된 ‘(비정규) 돌격대원’을 고향으로 철수시켰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