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협박으로 황장엽의 신념 꺾을 수 없다

황장엽 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에게 살해위협을 담은 협박 편지와 사진, 도끼가 배달됐다. 이전에는 이마에 식칼이 꽂힌 사진을 보내더니, 이번에는 얼굴에 온통 빨간 핏칠을 한 사진에 시커먼 손도끼까지 얹어 보냈다. 황장엽 선생이 이런 식으로 ‘살해협박’을 받은 것은 이번이 벌써 네번째다.

2004년 3월에는 탈북자 동지회, 2006년 6월에는 자유북한방송,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열흘 전인 지난 13일에는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협회> 앞으로 황장엽 선생에 대한 협박 편지가 도착했었다.

협박문의 내용을 훑어보면 누구의 소행인지를 대강 추정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DailyNK에 보내온 협박문 중 일부를 추려보자.

“미국의 고립압살책동이 북으로 하여금 자위적 핵억제력을 가지도록 만들었고, 그것으로 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다가오고 있다. ··· 미국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금융제재 해제를 전제로 6자회담에 나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 ··· 허무맹랑한 소리로 반북대결을 부추기다니 네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구나. ··· 아무 때나 마음만 먹으면 너 하나쯤 죽여 없애는 건 아무 것도 아니다.”

친김정일 사상과 반미주의를 뒤섞어가며 유치한 협박문을 늘어놓고 있다. 이전에 보내왔던 협박문들도 대부분 이처럼 북한 당국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며 살해위협을 가하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협박문을 미루어 볼 때 이번 사건은 자칭 ‘남조선 혁명가들’이나 그 영향아래 있는 운동조직의 소행으로 보인다. 만약 그들이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면 그들에게 해둘 말이 있다.

첫째, 비겁하게 숨어서 협박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사상투쟁에 나서라.

사건 직후 경찰이 협박 소포 발신자 주소를 추적했다. 허위 주소였다. 자신의 몸을 감춘 채, 사상적 신념을 따라 북한민주화 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노(老)투사를 협박했다.

가소롭고 비겁하다. 사상투쟁을 피한 채 폭력과 협박에 의존하는 것은 자기 사상에 대한 신념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정정당당하게 나서서 논쟁하고 토론하라.

둘째, 협박은 명백한 ‘범죄’다. 자신의 죄를 반성하고 자수하라.

‘협박’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범죄’ 행위다. 당신들은 입으로는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행동으로는 민주주의의 제도적 기둥인 법치를 부정했다. 협박문에는 황장엽 선생의 사상과 투쟁에 대한 비정상적 ‘증오’가 묻어난다. 말로는 사상의 자유를 내세우면서 ‘수령절대주의 사상’ 외에는 용납할 수 없다는 사상적 독단이 행간에 진하게 배어있다.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수령절대주의 사상을 실현하기 위해 사상의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이데올로기 마스크’를 쓰는 것은 국민에 대한 우롱이자 자기기만이다.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와 테러협박은 양립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범죄를 반성하고 자수하라.

셋째, 폭력으로 사상적 신념을 꺾어보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버려라.

테러 위협을 가한 세력은 매번 황장엽 선생이 활동을 계속할 경우, ‘비참한 개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위협과 폭력으로 조국과 민족, 인류의 발전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겠다는 ‘혁명가’의 신념을 꺾을 수 있다는 믿음은 어리석다.

황장엽 선생은 북한의 민주화와 조국의 통일을 위해, 사랑하는 가족과 친척, 그리고 수많은 제자와 동지들의 희생을 무릅쓰고 북한을 떠나왔다. 자신의 죽음보다 수십수백배 더 고통스러운 아픔이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가족과 동지들을 희생시킨 내가 어떻게 혼자 남아 살아갈 자격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지금 나에게는 죽을 권리도 없습니다. 마지막 힘을 다해 투쟁할 의무만이 있을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기만적인 사상을 가진 협박범들은 폭력과 죽음 앞에서 쉽게 굴복하고 말겠지만, 조국에 대한 사랑과 민주주의 신념에 뿌리를 둔 황장엽 선생의 투쟁을 협박과 폭력으로 멈출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당신들이 사상에 대한 초보적인 인식조차 없는, 그저 맹목적인 김정일 추종주의자들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넷째, 사상적으로 타락해버린 자신을 돌아보고 초심으로 돌아가라.

더구나 당신들은 지금, 북한 주민과 민주주의를 반대하고 반민족, 반민주, 반역사적인 김정일 독재의 편에 서 있다. 이것은 민족과 인류에 대한 배신이며, 명백한 사상적 타락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들의 희생을 무릅쓰고 대한민국으로 망명해 북한민주화를 위해 싸우는 팔순의 사상가를 협박할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그 시간에 사상적으로 타락해 버린 자신을 돌아보라. 더 늦기 전에 민족과 역사를 위해 자신을 헌신하겠다던 초기의 근본정신으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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