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와줘서 고맙다”..유성진씨 부모상봉

“집에 오니 다시 태어난 것 같습니다. 살아서 돌아오지 못 할 줄 알았는데 너무 기쁩니다.”

북한에 억류된 지 136일만인 지난 13일에 풀려난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44) 씨가 26일 고향땅을 밟았다.

검은 정장 바지와 하늘색 줄무늬 와이셔츠 차림에 베이지색 모자를 쓴 유 씨는 이날 오전 10시 55분께 형 유성근 씨와 함께 SUV 차량을 타고 경남 고성군 거류면 가려리 덕촌마을회관 앞에 내렸다.

유 씨를 배웅하러 나온 아버지 유응용(76) 씨와 어머니 유정이(69) 씨는 아들 성진 씨의 손을 맞잡았고 “살아 돌아와줘서 고맙다, 잘왔다”는 말을 겨우하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거기서 죽을 줄 알았습니다. 특히 부모님께 효도를 못한 게 상당히 죄송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주민분들에게 걱정 끼쳐 드린 것도 죄송합니다.”

이날 마을회관에는 유 씨의 가족을 비롯해 마을 주민들 100여명이 모여 유씨의 무사 귀환을 축하했다.

유 씨는 “마을 어르신들이 저를 이렇게까지 반겨주실 줄은 몰랐다”며 자신을 환영나온 주민들에게 넙죽 큰 절을 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여러 번했다.

오전부터 마을 방송으로 유 씨의 고향 방문을 알린 이장 백낙겸(64)씨는 “객지에 나가 직장생활을 하다 북한에 억류돼서 상당히 애석했다”면서 “더 크게 축하하고 환영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이 회관 안에 준비한 점심상에는 비빔밥, 술, 떡, 과일, 수육 등이 차려져 잔치 분위기를 자아냈고 아버지 유 씨와 아들 성진 씨는 밥상을 사이에 두고 앉아 술잔을 기울였다.

이날 유 씨가 따라준 소주 3잔을 연거푸 마신 아버지 유 씨는 “살아 돌아온 아들이 따라준 술 맛이 아주 달다”며 아들 유 씨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어 점심 식사를 마친 유 씨 가족은 마을회관에서 100여m 떨어진 집으로 가서 그동안의 안부를 물었다.

어머니 유정이 씨는 “살아 돌아와줘서 고맙다”며 아들의 팔을 쓰다듬었고 아들 유씨는 “우리 가족을 비롯해서 현대아산 직원들과 국민들이 걱정을 해줘서 무사히 돌아온 것 같다”며 말을 이었다.

거의 4년 만에 고향 마을에 오게됐다는 유 씨는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무사귀환을 걱정해 준 지인들에게 인사를 하러 다녀야겠다”며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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