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북핵여파에 촉각…대책마련 부심

산업계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촉발된 북핵위기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국내경제 및 대내외적 기업환경에 가져올 북핵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북한의 2차 핵실험 가능성, 본격화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對北) 제재 및 이에 따른 북한의 반발 가능성 등 북핵문제를 둘러싼 위기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부 기업들은 북핵 관련 태스크포스 및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하거나 북핵사태에 따른 국내외 시장동향, 주요 경제지표 등을 수시 점검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아직까지 산업계에 결정타가 될만한 부정적 영향은 없어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으나 갈등 및 위기 수위가 언제 높아질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해놓겠다는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들은 가뜩이나 불확실성이 많은데 북핵문제까지 겹쳐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며 “따라서 향후 북핵사태 추이에 따라 신축성있게 준비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북한의 핵실험 사실이 알려진 직후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30대 그룹 구조조정본부 임원으로 구성된 비상대책반을 구성, 금융.실물시장 동향 및 업종별 파급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 18일 북핵 비상대책반 첫 회의를 개최, 북핵사태에 따른 한반도 긴장감이 급격히 고조될 경우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위기관리 프로그램을 마련키로 했다.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5단체는 경제.산업계의 자체 역량만으로는 경제 전반에 미칠 북핵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측에 ’우방국과의 협력을 통한 악영향 최소화’를 건의해 놓은 상태다.

북핵위기가 고조될 경우 대외 신인도 및 브랜드 가치 저하 등의 직.간접적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기업들은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븍핵위기 대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김동진 부회장이 총괄하고 국내영업본부, 해외영업본부, 기획실 등 3개 본부가 참여하는 ’북핵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북핵위기에 따른 즉각적인 대응체제를 구축했다.

비상대책위는 국내외 시장동향 및 경제동향은 물론 환율, 유가, 금리, 원자재 등 주요 경제지표를 매일 확인, 점검함으로써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LG는 아직 세부적인 위기 대응 매뉴얼을 만들지는 않았으나 상황전개에 따라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위기관리 프로그램을 수립할 계획이며, 환율 등 북핵문제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주요 해외 바이어 관리 및 해외부품 조달관리 강화 등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북핵 관련 태스크포스 구성, 대책회의 개최 등 그룹 차원의 대응태세에 돌입하지는 않았으나, 경제연구소나 각 계열사 기획 조직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여파와 향후 전망 등을 분석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북핵문제가 상황에 따라서는 경영환경을 좌우할 만한 중요한 사안”이라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룹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원유 수입과 석유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SK㈜처럼 환율 리스크 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계열사별로 북핵사태가 환율 및 사업현안 미칠 가능성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적극 강구중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계열사별로 북핵 영향 대응책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며 “SK텔레콤내 조직인 SK경영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북핵 상황 등을 종합 분석하는 보고서가 작성되고 있으며 이는 최 회장을 비롯한 최고 경영진에게 보고된다”고 소개했다.

이같이 북핵위기가 각종 경제변수에 미칠 영향을 점검, 전망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해외 바이어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한 직접적인 노력도 한편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물량이 수출되는 데다 해외 바이어의 절대적인 신뢰를 필요로 하는 조선업계가 대표적인 경우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소 일선 부서에는 일부 바이어들이 전화를 걸어와 국내 상황과 함께 배가 예정대로 만들어질 수 있는 지를 묻는 사례가 간혹 있다는 게 조선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의 경우 한국의 기술 수준이 워낙 높고 그동안 쌓은 신뢰 때문에 해외 바이어들의 로열티가 높다”며 “하지만 북핵문제로 해외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나빠질 경우 수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어 바이어들을 안심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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