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준공식 과정에서 논란을 빚었던 평양과학기술대학(총장 김진경) 내 ‘김일성 영생탑’이 사진으로 확인됐다.
영생탑은 1994년 김일성 사망이후 김정일의 지시에 의해 북한 전역에 세워진 김일성 우상화 조형물이다.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 뿐 아니라 동, 리 단위까지 세워져 있으며, 지역마다 크기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위대한 수령~’이라는 문구가 조각되어 있다.
북한 주민들은 해마다 김일성 사망일(7월8일)이나 김일성 생일(4월15일)에 영생탑을 찾아 헌화토록 강요받고 있다.
평양과기대 내에 영생탑이 세워졌다는 것은 이미 지난해 이 학교의 준공식을 찾았던 국내외 인사들을 통해 전해진바 있다. 뿐 만 아니라 ‘주체사상 연구센터’도 들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우상화 선전물은 이 학교가 ‘순수한 남북간 학문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았다.
특히 이 학교 건설 기금 대부분이 한국 및 미주 개신교 신자들의 기부를 통해 마련됐다는 점에서 논란의 불씨는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생탑과 주체사상연구소 건설 비용도 쟁점으로 남아 있다. 지금까지 설립과 개교 준비에 들어간 비용은 약 4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2006년에 학생기숙사 건축자재구입비 용도로 남북협력기금에서 10억원을 지원했다.
북한 교육성과 함께 이 학교 설립을 추진해왔던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이사장 곽선희 목사) 관계자는 영생탑과 관련된 기자의 질문에 “지금은 언론에 답할 상황이 아니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내 모든 교육시설에 영생탑이 세워져 평양과기대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북한의 설명”이라며 “영생탑 건립비용도 북한 자체적으로 마련된 것이므로 이에 대해 철거요구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 측의 설명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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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국자는 “학교 설립 취지 목적에 맞게 운영되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면서 “향후 영생탑이 학교 방문 외부인을 상대로 체제선전에 이용될 경우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평양과기대는 올 4월 초에 개교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커리큘럼과 교수진 구성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개교일정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
당초 주요 교수진을 한국 및 해외 전문가로 충원한다는 계획에 합의했으나 준공식 이후 북측이 ‘교수 선발권 50%를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1년에 수십억이나 필요한 학교 운영비용 역시 난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