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신’ 방송 계기로 본 북한 TV 사극

KBS가 북한 조선중앙TV에 주문 제작한 드라마 ‘사육신’이 8일부터 전파를 탄다. 이를 계기로 북한 드라마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북한 주민도 TV 사극을 즐겨 볼까.

눈길을 모으는 것은 북한 방송에서는 TV 사극이 거의 제작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사드라마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국내 현실과는 달리 북한 TV에서는 사극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사육신’의 총괄프로듀서를 맡은 KBS 나상엽 PD는 “‘사육신’은 북한 최초로 조선시대의 정사를 다룬 TV 드라마이자 조선중앙TV가 만든 첫 사극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한에서 제작된 사극은 민중이 봉기해 탐관오리를 처단하는 ‘임꺽정’류의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영화가 발달한 북한에서는 방송사가 만드는 사극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주철 KBS 남북교류협력팀 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북한에서 방송된 드라마를 보면 사극의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사육신’은 최근 20여 년 동안 북한에서 제작된 유일한 대하사극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어 “북한에서 TV 사극 제작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현대물보다 많이 드는 제작비 문제 때문”이라며 “또한 근대 이전 사회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어 시청자들이 사극에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북한 드라마는 시대를 많이 거슬러 올라가야 배경이 일본 강점기 정도이며, 체제 홍보나 산업적으로 증산을 촉구하는 내용에 약간의 멜로가 가미된 드라마가 주를 이룬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제작비 문제 등으로 사극뿐만 아니라 일반 드라마의 제작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KBS와 조선중앙TV가 합작 드라마 소재로 ‘사육신’을 택한 것은 이념적 갈등이 드러나지 않으면서 민족의 공동체 의식을 되살릴 수 있는 주제를 찾았기 때문이다.

나 PD는 “주제에 이데올로기가 있는지에 대한 문제, 역사에 대한 인식이 같은지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 ‘사육신’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며 “북한 측에서 집필한 초고부터 문제될 부분이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나 PD는 질적인 측면에서도 ‘사육신’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북한 측에서 많은 노력을 해서 처음 기대보다 훨씬 좋은 드라마가 나왔다”면서 “북한의 방송 기술 인프라는 우리의 80년대 후반 정도라고 볼 수 있지만 제작진과 배우들의 열정과 능력은 우리 못지않았다”고 평가했다.

‘사육신’ 전체 제작비는 210만 달러(약 19억 원) 정도로, 이중 3분의 2가 방송장비 등 현물로 지급됐다. 또한 ‘사육신’은 북한에서도 방송될 예정이어서 북한 주민으로서도 오랜만에 TV 사극을 볼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북한에도 역사 드라마 붐이 일 수 있을지, 앞으로 남북의 드라마 교류가 더욱 확대돼 진정한 합작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