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가닥 잡은 개성관광, 언제 성사되나

북측이 개성관광 사업자를 롯데관광으로 바꾸라는 요구를 접고 당초 합의자인 현대아산과 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답보상태에 머물러있던 개성관광 사업 논의가 조만간 본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북측과 현대아산 간의 협의는 이제 시작으로, 2005년 시범관광 당시 이견이 컸던 관광 대가 문제와 북한 핵실험 이후 보수화된 여론 등 넘어야 할 과제들이 많아 개성관광이 본격적으로 실시되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南 단호한 원칙에 北 입장 선회 = 개성관광은 북측이 2000년 8월 현대와 맺은 이른바 ‘경제협력에 관한 7대 합의서’에 포함된 사업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정은 현대 회장이 2005년 7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개성관광 실시에 합의하고 그해 8∼9월 3차례에 걸쳐 시범관광이 이뤄지면서 ‘개성관광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온 듯 했지만 북측이 갑자기 사업자 변경을 추진하며 사업은 난관에 봉착했다.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최승철 부위원장이 2005년 8월 ’2005 평양오픈골프대회’ 참관차 평양을 찾은 롯데관광 김기병 회장에게 개성관광 사업을 해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구두로 한 데 이어 9월에는 서면으로 이를 공식화한 것.

이 때는 정씨 일가를 보좌하며 사실상 현대의 대북사업에서 좌장 역할을 한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이 각종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북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명예 퇴진한 직후로, 북측은 이후 아태평화위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를 문제 삼으며 “현대와는 개성관광사업을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롯데관광이 국내 여론 등을 감안해 머뭇거리자 북측은 작년 5월부터 세차례에 걸쳐 사업자를 현대아산에서 롯데관광으로 변경하라고 남측 당국을 압박하고 나섰지만 정부가 “현대와 북측 간의 합의는 정당하며 법적 구속력이 있다”는 단호한 태도로 맞서자 대안이 없다고 판단, 결국 다시 현대아산과 손을 잡기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 본격 실시까지는 난관 많아 = 사업자 문제가 정리되면서 개성관광을 실시할 토대는 마련됐다.

이미 2005년에 3차례에 걸쳐 시범관광을 실시했고 도로 등 인프라도 갖춰져 기술적으로는 당장이라도 관광을 실시할 수 있다는 게 현대아산의 판단이다.

현대아산과 북측의 개성관광사업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북한 핵실험 이후 금강산관광이 위기에 봉착한 현대아산은 개성관광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아래 내부적으로는 올 봄부터 실시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고 심각한 경제난에 처해있는 북측도 적잖은 외화수입원이 될 수 있는 개성관광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정부로서도 개성공단 정착과 남북화해협력 기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2005년 시범관광 당시 북측에 지급할 관광대가를 놓고 양측은 적잖은 갈등을 빚어졌는데 당시 북측은 당일관광에 1인당 150달러는 줘야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관광이 사업 초기 뭉칫돈을 지불해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2박3일 관광의 대가가 현재 1인당 80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현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액수여서 북측이 이 같은 주장을 계속한다면 협상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북한 핵실험 이후 북측으로 들어가는 현금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터라 정치권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사업과 금강산관광을 통해 북측으로 들어간 돈이 북한의 핵실험에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도 엄연히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성관광도 ‘새로운 현금 공급처’로 여겨질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공식 담화를 통해 천명한 “현대와 개성관광사업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사실상 번복한 것인 만큼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모종의 전제조건을 달 가능성도 적지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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