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적 판단이 판사 이념 따라 오락가락?

사법부가 같은 사건을 두고 정반대의 판결을 내려 정치·이념적 편향 시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서울남부지법 마은혁 판사는 지난 1월 국회 로텐더홀을 불법 점거한 혐의로 약식 기소된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에 대해 전원 공소기각했다. 


마 판사는 당시 “민주당 쪽은 빼고 민노당 당직자만 기소한 것은 공소권 남용”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같은 법원의 정계선 판사는 지난 7월 같은 혐의로 약식 기소된 민노당 당직자 박 모 씨에게 7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형사사건에 대한 판결이 달라진 것이다. 판사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면서 재판부에 대한 불신도 커지는 상황이다.


마 판사는 최근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후원회에 참석해 3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마 판사가 정치적 편향으로 ‘중립성’을 잃은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 


검사출신인 안상수 원내대표는 11일 “이번 판결은 법조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말도 안되는 판결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많은 국민들은 마 판사가 소속돼 있는 우리법연구회가 사법의 정치화를 가져오는 것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마 판사의 과거 이념적 활동도 논란이 되고 있다. 동아일보는 12일 “마 판사는 사회주의 혁명조직 핵심멤버였다”며 “1987년 결성된 ‘인천지역 민주노동자 연맹(인민노련)’의 이론-선전 부문 역할을 담당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당시 경찰발표를 인용, 인민노련이 인천 부천지역 공장 근로자들을 상대로 사회주의 의식화교육을 시켜왔으며 마 판사는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 조승수 의원 등과 함께 당시 인민노련의 조직원으로 활동했다고 보도했다.


법원 내부에서도 마 판사의 공소기각 판결과 후원회 참석을 놓고 평가가 엇갈린다. 마 판사가 민주당과 민노당의 형평성을 문제삼아 공소기각 판시했지만, 자진해산(민주당)과 공권력에 저항하다 체포된(민노당) 경우는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재판부에 따라 판결이 엇갈리는 현상은 지난해 ‘촛불집회’ 재판 이후 계속 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헌법재판소가 야간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눈에 뛰게 늘고 있다.


해당 피고인에게 유죄를 내린 재판부는 “헌재가 법 개정 시까지 현행법을 계속 적용하라고 한 취지를 살려 유죄로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무죄를 내린 재판부는 “헌법에 어긋난다고 선언된 법률조항은 더 이상 처벌법규로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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