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얼음궁전 지으라”…니야조프’엽기독재’ 일생

▲21일 돌연 사망한 니야조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북한 김정일과 함께 세계 최악의 독재자로 알려진 투르크메니스탄의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66세)이 21일 돌연 사망했다.

1991년 구(舊)소련에서 독립한 후 외부 세계와 단절한 채 투르크메니스탄을 ‘폐쇄국가’로 만든 그는 김정일과 가장 많이 닮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니야조프의 개인 우상화는 김일성·김정일 우상화와 판박이처럼 똑같다.

20년 동안 집권한 니야조프는 자신에 대한 개인숭배를 바탕으로 국민들에 대한 철저한 통제와 억압을 가해왔다. 또 북한의 김일성 동상을 연상케하는 황금 동상을 전국 곳곳에 건설해 ‘중앙아시아의 김일성’이라고 불렸다.

그는 1992년 대통령 권한을 강화한 ‘신헌법’을 채택했고, 1999년에는 허수아비 의회를 통해 대통령의 임기를 무기한으로 정해 독재의 발판을 마련했다.

야당이나 언론의 자유는 허용되지 않았고,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처벌의 대상이 돼 인권단체나 국제사회로부터 대표적인 인권 탄압국가로 비판받아왔다.

그는 수도 안팎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자신의 동상을 만들었다. 동상 가운데는 금박을 입힌 동상도 있다. 20m 크기의 금동상은 태양이 이동하는 방향에 따라 24시간에 한 바퀴씩 움직이도록 해 북한의 김일성에 버금가는 우상화 작업을 했다.

나라 곳곳에 북한의 거리와 마찬가지로 ‘인민, 국가, 그리고 위대한 투르크멘바시(니야조프의 별칭)’라는 선전 구호판을 걸어 놓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김정일이 자신을 ‘조국'(祖國)으로 부르게 한 것과 비슷하다.

니야조프는 또 자신의 윤리관을 담은 ‘루후나마’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그는 이 책을 코란에 필적하는 서적으로 미화해 학교나 직장에서 성전으로 읽도록 의무화 했다. 학생들은 초·중등 교육을 받는동안 이 책을 필독해야 하며, ‘루후나마’ 졸업시험에 통과해야 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그는 투르크메니스탄의 일주일을 월-화-수가 아니라 ‘주요한 날-젊은 날-좋은 날’로 고쳤고, 1년도 12달이 아니라 8달로 만들어 놓고 자신의 어머니 이름을 따서 달 이름을 붙였다. 김정일이 자신의 어머니인 김정숙을 우상화하고, 김일성이 태어난 해를 기점으로 ‘주체연호’를 쓰도록 한 것과 비슷하다.

니야조프는 21세기 최악의 ‘엽기 대통령’으로 불린다. 그는 ‘우리 어린이들이 스키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사막기후인 나라 한가운데에 ‘얼음궁전’을 세우라는 명령을 내려 온 세계의 비웃음을 샀다. 당시 영국의 BBC 방송은 니야조프가 이전에도 세계에서 가장 큰 모스크(회교 사원)와 호화판 궁전들을 짓는 독특한 업적을 이루었다며 그가 마침내 별다른 기술력도 없이 자연에 도전하는 경지에 도달했다고 비꼰 바 있다.

그는 또 ‘비(非) 투르크메니스탄 학위는 국가 발전과 양립할 수 없다’며 외국에서 공부하는 ‘실수’를 저지른 의사, 변호사, 교사 등을 해고하라는 황당한 명령을 내렸다.

이밖에 모든 영화관을 폐쇄하고 발레와 오페라를 비롯한 공연 문화를 투르크메니스탄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금지시키기도 했다.

그는 텔레비전 사회자에게조차 화장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젊은이들에게는 수염을 기르지 못하도록 하고 “아프면 수도에 오면 되고, 지방 주민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며 “수도를 제외한 전국의 병원과 도서관을 폐쇄하라”는 황당한 명령을 내렸다. 1997년에는 자신이 심장수술로 담배를 끊은 뒤 모든 공공장소 흡연을 불법화 했다.

또한 국민들 사이에 인기가 있던 금니도 금지시켰다. 농학대학 시찰 도중 어느 여학생이 자신을 찬양하는 글을 금니를 하고 읽는 모습이 기분 나빠 그 자리에서 보건장관에게 국민들의 금니를 금지하라고 명령했다.

이런 초절정 엽기행각을 벌여온 독재자 니야조프도 6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 그래도 니야조프는 석유를 팔아 국민들을 먹여살리기는 했다. 주민들을 먹여 살리지도 못하는 김정일이 니야조프 사망 소식을 듣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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