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라, 다시 남북관계 뇌관되나

민간단체들의 대북 삐라 살포가 다시 남북관계의 뇌관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납북자가족모임(대표 최성용)과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이 다음 달 약 2개월 만에 대북 삐라 살포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북한에서 최고액권인 5천원을 풍선에 함께 넣어 보내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신년공동사설에서 사상사업 강화와 주민 단결을 강조하는 등 사회 통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이런 계획이 실행될 경우 북한 당국은 내부 단속 차원에서라도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 경우 오는 20일로 예정된 미국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소강국면인 남북관계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12.1조치’에 이은 북한의 2단계 남북관계 차단 조치를 재촉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전문가는 8일 “지금은 남북이 상황을 관리해가며 관계 개선의 계기를 모색해야할 미묘한 시점인데 삐라 문제가 북한이 강경한 조치를 취할 명분을 주게될까 우려된다”며 “특히 북한돈을 보낸다는 점에서 달러나 위안화를 보낼 때보다 더 북한을 자극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곤혹스러운 표정 속에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통일부는 새해 첫 대북 메시지로 비난 중단을 강하게 촉구한 만큼 명분 측면을 감안해서라도 삐라 살포를 적극 말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단속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남북교류협력법 등은 교역에 쓸 목적으로 북한돈을 반입한 경우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승인을 받지 않은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 뿌리기 위해 반입한 경우에도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만만치 않다.

더욱이 작년 정부가 수소가스를 채운 풍선을 활용한 삐라 살포를 고압가스안전관리법으로 단속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불가’ 결론을 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본질이 아닌 절차상의 문제를 걸어 단속하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는 점도 걸리는 대목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북한돈을 반입해서 북에 보낼 경우 법률적 문제가 생기는지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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