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빠지게 돈 벌어 집수리했는데 허물라니…”

북한 양강도 당국이 도시건설계획에 따라 기존 주거 건물들을 허물고 아파트 등을 건설할 예정이지만 해당 주민들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도시개발 지구에 선정된 혜산시 탑성동 마을 주민들은 건설비용 부담 우려와 자체적인 보수공사로 불편함 없는 주거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도시건설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양강도 탑성동 지역의 낡은 집들을 허물고 새로운 아파트를 건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면서 “탑성동 대부분의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돈을 벌어 새로 집을 짓거나 보수를 해서 아무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기 때문에 아파트 짓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도(道) 당국은 새로운 도시 꾸리기를 위한 도시건설계획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주민들의 속사정을 모르는 것”이라면서 “만약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면 건설동원을 비롯해 건설비용까지 주민들에게 부담시킬 것이기 때문에 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소식통은 “자체로 돈을 들여 새로 집을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일부 주민들의 걱정은 말도 못할 정도다”면서 “주민들은 ‘여러 해를 고생하면서 돈을 모아 어렵게 집을 지었는데 또 허물어야 한다니 억(억장)이 막혀 말도 안 나온다’며 관련해 진행되는 회의와 동원에 전부 불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탑성동 주민들 대부분이 중국과의 소규모 무역 및 밀수 등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집 위치가 바뀌는 것을 원치 않는다’ ‘건설보다 배급에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올봄부터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당국의 건설정책을 대놓고 비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은 ‘건설을 한다고 해도 개인 부담으로 돌릴 것은 뻔하고 건설동원으로 장사도 못하게 되면 고생을 사서 하는 꼴이 된다’면서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을 해결해주지 않고 왜 이렇게 건설만 하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소식통들은 최근 북중 국경지역 도시꾸리기 사업 등에 주민들이 집중 동원되면서 이에 대한 주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며, 김정은 체제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올해 각종 사회동원은 물론 도시꾸리기, 버섯공장건설 등으로 여러모로 지친 주민들에게 도시미화 건설 부담을 주면 생활이 안정적이던 주민들마저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주민들의 생활이 안정적이지 못하면 국가를 불신하는 현상은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가족들이나 형제끼리는 ‘(김정은이) 좀 낫지 않을까 했더니 그 뜨물이 그 뜨물이다(그 애비에 그 아들이다)’는 말로 비웃기도 한다”면서 “나이든 노인네들은 대놓고 공공장소에서 ‘생활이 나아지기를 기대하는 게 어리석지’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