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북핵 행보…한반도 정세 급변 가능성

북한이 ’즉각적인 영변 원자로 폐쇄’를 비롯한 2.13합의 이행의지를 분명히 함에 따라 북핵 행보가 빠르게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관계정상화’라는 핵심 협상요소를 정면으로 다루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한반도 정세도 급변할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22일 이틀간의 방북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한과 우리는 2.13합의의 완전한 이행을 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면서 북한이 빠른 시일내 영변 원자로를 폐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은 불능화를 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의 사실상 해결과 힐 차관보의 방북에 이어 7월초 6자회담 수석대표간 회담, 7월 중순께 열릴 6자회담, 그리고 6자 외교장관 회담 등 북핵 이벤트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 과정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대표단의 입북과 핵시설 폐쇄 논의, 중유 5만t 지원, 한국정부의 대북 쌀 차관 제공 등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힐 차관보의 방북으로 6자회담의 협상에너지가 다시 모아진 만큼 2.13 합의 이행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면서 “적어도 영변 핵시설 폐쇄와 외교장관급 회담까지의 일정은 다소간 조정이 있더라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6자 외무장관 회담이 열리면 이 과정에서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펼치는 4자협의가 활발해질 것이고 이는 곧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활성화되는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4자간 협의가 장관급을 넘어 최고수뇌부 수준으로 격상될 경우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 체결 등 한반도의 정세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중대 외교이벤트가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국면이다.

외교소식통들은 또 6자회담의 이벤트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도 지적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협상 국면 전체에 독소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힐 차관보도 “이번 방북에서 느낀 것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동시에 부담을 느끼게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은 힐 차관보와의 만남에서 자신들의 2.13합의 이행의지를 밝히면서도 미국측은 물론 6자회담이 보장해야 할 자신들의 체제보장 등 요구사항을 분명히 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힐 차관보가 북한측과 고농축우라늄(HEU) 문제 협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한 것도 북한측이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향후 비핵화 논의과정에서 북한과 미국간 신경전이 돌출해 6자회담 전반이 요동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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