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망, 테러리즘 종식 새국면 맞아야

“젊은 테러범은 복면한 동료들에게 둘러싸인 채 가족들에게 유언을 남긴 뒤 폭탄으로 가득 채워진 탱커트럭에 오른다. 복면한 동료들에게 손을 흔드는 테러범. 영상은 그가 손에 쥔 폭탄 격발장치를 비춘 뒤 트럭이 사라진다. 얼마 뒤 목표물인 이라크 팔루자의 미군 초소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난다.”


“첫 폭발은 오후 9시2분 암만 시내 5성급 래디슨SAS 호텔 예식장에서 발생했다. 자살테러범은 하객 300여명이 흥겨운 연주와 탬버린 리듬에 맞춰 춤을 추던 피로연장에 침입, 폭발물이 부착된 벨트를 벗어 던졌다. 폭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면서 테이블과 의자가 피로 얼룩졌다. 처음엔 결혼식 축하 불꽃인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잇따라 바닥에 쓰러졌다.”


위에 언급한 첫 사건은 알카에다가 2005년 이라크에서 자행한 테러장면을 촬영해 직접 서방 언론사에 공개한 내용이고, 다음은 그 해 예멘에서 알카에다가 자행한 자살 폭탄테러 장면이다. 당시 사건으로 현장에서 결혼식 하객 등 57명이 사망했다.


알카에다는 최근에도 미국 항공기 폭파를 기도했고, 올해 초 이집트 북부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콥트 기독교’를 노린 차량 폭탄테러를 자행했다. 알케에다는 2002년 9·11 테러 이후 중동 및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유혈 테러를 주도하며 종교적 광신주의에 기반한 테러리즘을 확산시켜왔다. 


9·11테러 이후 근 10년 간 국제 테러조직의 표본처럼 활동해 온 알카에다의 정신적 지주인 빈 라덴이 사살됐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군의 군사작전으로 빈 라덴이 사망했고 그의 시체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가 그의 뒤를 쫓은 지 9년 만에 이룬 전과이며 테러와의 전쟁에서 얻은 괄목할만한 승리라고 평가할 만 하다.


빈 라덴은 미국식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 그리고 이러한 미국식 발전 경로를 쫓는 정권에 대한 전쟁을 공언했다. 9·11 테러와 이후 수 많은 테러를 배후 조종하면서 테러리즘을 확산시켜 왔다. 이런 측면에서 빈 라덴의 사망은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복수라는 의미를 넘어 종교적 극단주의에서 비롯된 국제테러리즘의 전략적 패배를 촉진하는 사건이 돼야 한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예멘, 파키스탄 등에서 아직 테러세력이 활개를 치고 있지만 이미 테러리즘에 대한 이슬람 성직자와 국가지도자들의 비난, 사회 혼란에 대한 이슬람 지역 사람들의 염증이 누적돼왔다. 아프가니스탄 국경지역을 근거로 한 알카에다도 세력 후퇴 조짐이 분명하다. 여기에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예멘을 강타한 민주화 혁명은 알카에다에게 심각한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젊은이들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열망할수록 테러리즘은 그 터전을 잃게 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30년간 중동 테러리즘을 연구했고 지금은 조지타운 대학에 재직 중인 폴 필라 연구원은 중동 사람들, 특히 젊은 엘리트들이 평화적 방법으로 민주주의 열망을 추구하면 할수록 알카에다의 투쟁 수단인 테러리즘은 소멸한다고 분석했다.


중동 지역의 독재와 경제적 정체, 심각한 실업률과 극단화 된 종교 갈등은 테러리즘의 텃밭 역할을 했다. 정치에 좌절하고 경제적으로 희망을 잃은 젊은이들은 서방과의 전쟁을 통해 종교적 구원을 얻으려 했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테러리즘이 평화보다는 폭력을, 건설보다는 파괴를 불러온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결국 자살폭탄 대신 재스민 혁명을 선택했다. 


이들이 선택한 민주주의 혁명이 테러리즘으로 경도될 가능성을 원천 배제할 수 없지만 민주주의적으로 훈련되고 세계화 되면서 테러와 분쟁은 점점 그 설 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본다. 때문에 중동지역의 민주화 운동은 더욱 고양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도 그만큼 절실하다. 미국은 빈 라덴 사망에 환호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중동의 민주화를 위한 지원을 그 이상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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