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진보票 이탈 우려해 북한인권 침묵 계속돼”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빅3’ 대선주자들이 대북정책 비전을 밝히면서도 북한 인권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진보진영의 표를 의식한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초박빙으로 흐르고 있는 선거 국면에서 어느 후보도 쉽게 쟁점화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대선주자들은 북한 인권을 앞장서서 제기할 경우 진보진영의 표 이탈뿐만 아니라 이념문제에 거부감을 보이는 부동층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2010년 천안함 사건에서 안보 이슈가 과잉돼 오히려 ‘전쟁이냐 평화냐’의 슬로건에 밀려 집권당의 패배를 불러왔다고 당시 선거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박 후보 측에서는 표를 늘려야 하는데, 북한인권 얘기를 하게 되면 진보쪽에서 표가 올 확률이 떨어지고, 문·안 후보 역시 진보층인 ‘집토끼’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권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과거에는 안보프레임이라는 것이 먹혀 보수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지금은 그러한 상황은 아니다”며 “북한을 자극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의 대북정책은 신뢰와 균형으로 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문 후보는 ‘남북경제연합’과 ‘한반도평화구상’, 안 후보는 남북 대화와 협력을 중시한 대북정책을 주장하면서 10·4 선언, 남북경협, 북핵 문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밝혔지만 인권 문제는 빠져 있다. 


박 후보는 지난 9월 한 북한인권 관련 국제회의에 보낸 축전에서 “북한의 해외인력 송출과 임금 착취에 대한 문제들이 세계에 알려지고 실질적인 인권개선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이 같은 노력에 대한 힘을 보탤 것”라고 밝힌 바 있다. 


박 후보는 선대위 특보단 소속 북한 특보로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을, 하태경 의원을 직능총괄본부 산하 북한인권 팀장으로 임명해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안 후보는 ‘안철수의 생각’에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앞으로 정부가 남북협력을 진전시키면서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관련해 필요한 발언은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만 언급했다.


문 후보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인권은 보편적인 규범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든 존중돼야 한다. 보편적인 규범에 비춰 볼 때 북한인권이 그 수준에 못 미친다면 증진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전문가들은 세 후보 모두 집권했을 때 북한인권법 제정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인권 단체들은 북한인권법과 관련해 후보들 간에 최소한의 합의는 선거 국면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신 교수는 “시간문제일뿐 차기 정권에서 이 문제는 논의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기관 연구위원은 “대선까지는 이(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을 하지 않겠지만, 집권을 하게 되면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북한인권법에 대한 찬반 논란을 조기에 정리하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