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대화 올인’ 대북정책 결국 북에 말려든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빅3 대선후보들의 대북정책은 모두 이명박 정권식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반성에서 출발하고 있다. 결국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가 선출되든지 대북정책의 수정은 불가피하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대결국면의 불안정한 남북관계의 책임을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으로 돌리고 있다. 핵실험이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을 자행한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는 나오지 않는다. 박 후보도 현 정부가 상호주의 원칙을 너무 기계적으로 적용했다고 본다.   


박 후보가 과거 정부 15년의 공과를 계승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안 두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면 또는 부분 부정하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으로 회귀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세 후보 모두 ‘대화를 통한 신뢰회복’을 우선 내세우고 있다.  


박 후보는 “햇볕정책은 지나친 희망에 기대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고, 이명박 정부는 압력 일변도로 북한을 의미있는 방향으로 변화시키지  못했다”면서 남북기본합의서, 6·15나 10·4선언 등 역대 남북합의를 남과 북이 함께 지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상호주의와 대북 포용의 절충인 셈이다.   


문 후보의 경우는 햇볕정책의 적통임을 내세운다. 10·4선언으로 대변되는 ‘경제지원을 통한 변화’를 추동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핵실험, 미사일 발사, 무력도발 등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의 노력을 강조하는 수준이다. 핵문제는 9.19 공동성명 정신에 따라 평화체제와 함께 해결될 문제라고 말한다. 안철수 후보의 대북정책도 ‘햇볕’ 계승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세 후보의 대북정책 구상이 대북정책의 일관성을 해치고, 미국의 대북정책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미국 공화당, 민주당의 더욱 강경해지고 있다.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는 “최선의 대북정책은 강력한 경제제재”라는 소신을 피력했고, 오바마 대통령 측도 북한이 검증 가능한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계속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책임이나 선결 조건 없이 ‘대화와 협력’만을 내세우면 한미간 불협화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한이 기대하는 한미공조 분열의 전철을 다시 밟을 수 있다.


실제 미국 에드 로이스(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의 ‘북한에 다시 햇볕을?’이란 글을 통해 “대선후보들의 대북정책은 1990년대 후반에 시작된 한국의 실패한 햇볕정책으로 회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관계에서 우리의 주동성을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 성과라면 북한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은 점을 들 수 있다.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쌀을 지원했던 전철을 밟지 않았다. 북한의 도발 불용 원칙도 다시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8일 국정감사에서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과 관련해 “북한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따라가는 정책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와 도발 중단, 민생을 챙기는 것을 유도하는 지금과 같은 원칙을 지키면서 인도적 지원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우려가 담겨 있다.


결과적으로 현 여야 대선주자들의 ‘대화를 통한 화해와 협력’ 우선 정책은 북한의 도발과 협상을 오가는 현란한 줄타기에 쉽게 이용당할 가능성이 크다. 한 대북 전문가는 “대화만 하면 뭔가 문제가 풀릴 것으로 착각하는 일종의 절충주의, 봉합주의 인식은 남북관계에서 능동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북한에 끌려 다니는 피동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책기관 연구원도 “현 대선후보들의 남북관계 언급들을 모아보면 한결같이 ‘포용’과 ‘대화’만을 강조하고 있다”며 “핵, 무력도발, 인권, 통일문제는 너무나 복잡한 사정이 얽혀 있어 화해와 협력으로만 그 해결을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대화의 물꼬를 터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해 평화와 안정을 이끌어내는 지혜는 필요하지만, 무조건적인 지원을 통해 3대 세습정권의 연장을 방조할 경우 통일은 요원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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