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北수뇌부 메시지 받아올까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와 함께 지난 8일 방북한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전하게 될 북측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목상 이번 미국 방북단의 주역은 리처드슨 주지사지만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는 차 보좌관이 미.북 수뇌부간 메신저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차 보좌관은 백악관 인사라는 점 외에 북측과 은밀한 협의를 진행해가며 2.13 합의의 산파가 된 지난 1월 북.미 베를린 회동을 성사시키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도 북측 당국자들과 심도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배경을 감안한 듯 잭 프리처드 한국경제연구소(KEI) 소장은 지난 9일 차 보좌관의 방북과 관련, “미국의 의도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방북에서는 리처드슨 주지사 보다 빅터 차의 존재가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측 방북단이 11일 서울로 건너올 예정이어서 차 보좌관이 10~12일 서울에 체류하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번 방북단 일행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가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김 위원장과의 면담 성사 여부에 관계없이 차 보좌관은 BDA 송금 해결방안과 `2.13 합의’ 이행 문제에 대한 미 수뇌부의 의견을 북측에 전달하고 북측의 의사를 들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차 보좌관이 북핵 문제 해결을 매개로 한 북.미 관계 정상화에 미 행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재차 확인하면서 현재 2.13 합의 이행을 막고 있는 BDA 송금 문제 해결을 위한 미측의 노력을 설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심은 북측 당국자들이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인지다. 북측이 BDA 문제가 해결되면 곧바로 초기조치 이행에 나서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전하는데 그칠지, 미측이 그간 제시한 BDA 해결 방안에 화답하는 의사를 표현함으로써 방북단에 `선물’을 안길지 주목되고 있다.

10일 오후 방한하는 힐 차관보가 평소보다 길게 2박3일간 서울에 체류하는 것도 차 보좌관으로부터 미측이 제안한 BDA 해법에 대한 북측 입장을 듣기 위해서라는 게 외교 소식통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힐 차관보가 9일 일본에서 BDA 문제와 관련, “진전시킬 플랜을 갖고있다. 문제가 진전될지는 하루 이틀중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11일 방북단이 전해 올 북한의 반응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비쳐지고 있다.

결국 힐 차관보의 동북아 순방과 리처드슨 주지사 일행의 방북 등이 `외화내빈’의 이벤트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2.13 합의 이행의 물꼬를 트는 중대 계기를 만들어 낼 것인지는 미측 방북단이 서울을 찾는 11일이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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