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훈풍’ vs ‘정치적 쇼’ 평가 엇갈려…관건은 北의 新제안

“판문점 깜짝 회동 그 자체보다는 실무협상 이견 조율이 관건”

북미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만났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회동이 답보상태에 있던 비핵화 대화에 새로운 모멘텀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실무협상을 이어가기로 약속한 것 외에는 지난 비핵화 협상에서 진전된 결과가 없어 전시성 행사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거세다.

판문점발 깜짝 회동에 대한 평가가 ‘비핵화 훈풍’과 ‘정치적인 쇼’라는 식으로 극명하게 나누고 있는 셈이다.

일단 긍정적인 시각은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둔다. 정전 선언의 당사자인 미국과 북한의 판문점 회동은 그 자체로 ‘역사적인 만남’이라는 평가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하면서 남북미 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상 최초의 모습도 연출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데이비드 김 미국 스팀슨 센터 연구원은 30일(현지시각) AFP 통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땅을 밟은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됐다”며 “짧게나마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을 함께 만나 남북미가 한 자리에 모인 모습은 역사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 국장은 이날 USA TODAY를 통해 “이번 만남을 통해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를 향한 길을 닦을 수 있게 됐다”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함께 만난 모습 자체를 한반도 해빙무드의 시작으로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비핵화 협상의 이견이 조율되거나 진전된 결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치적 목적을 위한 전시적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거세다. 미국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진전된 결과물이 필요했고, 북한도 지난 하노이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빈손으로 돌아가면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위상 세우기 작업이 필요했다는 것.

빅터 차 CSIC 한국 석좌도 이날 로스앤젤레스타임즈(LAT)를 통해 “비핵화 협상은 오직 검증 가능한 합의와 평화협정으로 이어져야만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화려한 사진과 행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조셉 윤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이날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까지 모든 담화들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 비축량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양측의 이견을 어떻게 조율하고 좁힐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우 건양대학교 교수는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포괄적 합의를 원하는 미국과 단계적 합의와 이행을 원하는 북한이 접점을 찾지 못해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실무 협상이 진행된다면 이러한 양측의 이견에서 접점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제안대로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이번 회동은 정치적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실무 협상에서 북한이 가지고 나올 새로운 조건과 제안이 무엇인지에 따라 향후 비핵화 협상의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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