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과 고위 간부, 해외 사절들이 참석한 가운데 9.9절 70주년을 축하하는 열병식이 있었습니다. 만이천명의 병력을 동원해 한 시간 사십분동안 진행했습니다.
열병식에는 300mm 신형 방사포와 152mm 신형 자주포 같은 재래식 무기가 등장했습니다. 미국 본토를 노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중장거리 미사일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연설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했습니다. 지난 2월 8일 인민군 창설 70주년, 2015년 노동당 창당 70주년, 2012년 김일성 100회 생일 기념 열병식에서 직접 연설했던 김정은이 이번에는 연설하지 않은 것입니다. 연설 내용에서는 핵무력 건설이 빠지고, 경제 개발에 대한 언급이 많았습니다.
내세울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을 배려한 것처럼 행사를 연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과 국제사회를 불필요하게 자극하여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미국의 눈치를 본 것입니다.
미국과의 핵협상을 통해 제재를 풀고 경제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김정은 정권의 전략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문제는 행동으로 핵을 폐기하지 않은 채, 말로만 핵을 폐기할 의지가 있다고 떠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과의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만약 미국과 국제사회의 눈치를 봐가며, 결국 핵을 포기하지 않은 채, 제재를 풀어보겠다는 얄팍한 생각을 지금도 버리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버려야 합니다. 진심으로 핵을 포기할 의지가 있고, 당장 구체적인 폐기 행동에 돌입한다면, 제재는 풀리게 되어 있으며, 한반도 평화도 정착될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미국 눈치를 본단 말입니까?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김정은 정권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핵을 포기할 의지가 있다는 말을 백번천번한다 해도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의 제재는 풀리지 않을 것이며, 경제문제도 해결할 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