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남북대화 양자택일할 사안 아냐…상호보완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비핵화 노력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은 선후 또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면서 선순환 구도 속에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제재와 압박을 하되,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대화 재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통일 분야 핵심정책 토의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외교부와 통일부의 협업체제를 보다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임성남 1차관이 언론 브리핑에서 전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 업무보고를 받기 전 모두발언에서 “한반도 문제는 직접 당사자인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우리가 지킨다는 철저한 주인의식, 국익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자국 이익 중심주의에 따라 협력보다 갈등이 부각되는 게 지금의 엄중한 외교 현실”이라고말했다. 

그는 이어 “당면한 가장 큰 도전과 위협은 역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라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은 우리의 과제이자 세계 평화와도 직결되는 과제로, 확고한 한미동맹과 함께 중국·일본·러시아와의 협력 외교로 더욱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통일부 업무보고를 받기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의 도발로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통일부가 차분하고 내실 있게 준비해야 한다”면서 “엄동설한에도 봄은 반드시 오는 것이므로, 봄이 왔을 때 씨를 잘 뿌릴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북한의 잇따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등으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엄동설한에 비유하면서도, 봄처럼 남북대화 재개 시점이 오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특히 통일부의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통일부 폐지 움직임도 있었고 주요 정책 결정에 통일부가 목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앞으로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면서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경제구상 실현에 통일부 역할이 지대하다. 외교·안보 상황이 어려울수록 통일부의 역할이 작아지는 게 아니라 더 막중한 사명감을 갖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핵 문제가 해결의 희망을 보이고 한반도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것은 남북관계가 좋을 때였다는 경험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면서 9·19공동성명과 페리 프로세스 도출 사례를 꼽았다.

이밖에도 문 대통령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경제적 토대를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언론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북정책 추진 과정에서 국민의 참여를 확대하고 정책의 투명성을 강화함으로써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당부하고 “남북관계 현안 문제 및 해결 방안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보다 자유롭고 열린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스포츠·학술·문화·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 민간 및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가 활성화되도록 통일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한편 외교부와 통일부는 이날 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양 부처 간부 및 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처 순회 핵심정책토의 두 번째 순서로 외교·통일 분야 핵심정책토의를 가졌다.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시작된 양 부처 업무보고는 당초 예정된 시각을 1시간가량 넘겨 오후 6시 7분께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