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개방3000, 조건론 아닌 단계론 추진해야”

차기 정부는 북한이 비핵.개방하면 국민소득 3천달러가 되도록 지원 하겠다는 ‘비핵.개방3000’ 구상을 조건부가 아니라 핵문제 진척 정도에 따라 ‘비핵화’, ‘개방.정상화’, ‘3000비전’ 과정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의 서재진 소장이 13일 주장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인 서 소장은 이날 동국대 북한학연구소가 주최한 제15회 북한포럼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비핵.개방3000’ 구상을 옹호하는 가운데 “조건론을 엄격하게 고수할 경우 비핵.개방이 임기 내 시작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같이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진보정권의 대북정책과 이렇게 다르다’ 제하 발제문에서 “현재는 6자회담 합의 구도가 이행 중에 있기 때문에 유인과 압박전략으로 핵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핵폐기 3단계가 시작되는 시점에는 미국.일본과 관계정상화라는 유인 동기와 개방화.정상화를 도출하는 목표를 추진해야 하며 핵문제가 해결됐을 때 본격적인 3000비전을 실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지난 10년 간 북한의 대남 인식 변화 및 남한 의존성의 현저한 증가를 성과로 들 수 있지만 정상적 관계로는 볼 수 없다”며 “신 정부는 이전 정부의 물꼬 트기 성과를 바탕으로 ‘물길 바로잡기’,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추진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 북한의 경제자립, 남북관계 정상화, 동북아 평화증진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기 정부의 한미공조 강화 방침과 관련해 서 소장은 “북한이 가장 관계개선을 희망하는 나라는 미국인데, 한미관계가 나쁘면 북미관계가 나빠서 북한이 고립된다”며 “향후 신 정부는 한미관계 개선→북미관계 개선→남북관계 개선의 선순환 구조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거들었다.

그는 ‘비핵.개방3000’과 6자회담의 관계에 대해 “양자의 공통점은 북한의 비핵화, 미.일과 수교, 경제지원을 포함하는 포괄적 접근법이며 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 접근법”이라면서 “비핵.개방3000 구상은 6자회담의 틀에 의거하기 때문에 국제공조를 효과적으로 도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이명박 대북정책의 현실성 평가’ 제하 발제문에서 “이 당선인과 핵심 브레인들이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경제적 지원 약속만으로도 북한의 핵폐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안이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미관계 우선 방침에 대해서도 “인수위 의도는 통일문제가 대외관계, 특히 미국과 관련해 갈등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못 박은 뒤 “남북대화와 한미관계가 갈등을 보일 경우 한미관계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것으로서, 북핵문제 해결에 남북관계를 종속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통일 중간단계인 남북연합 단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남북 정상회담의 정례화가 필수적임에도 “이 당선인의 구상에는 ‘당국 간 대화 제도화’ 과제가 포함돼 있지 않고 각론적 과제만 제시돼 있다는 것은 중.장기적 통일전략이 결여돼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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