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연이은 비로 전신주가 무너졌고 이 때문에 지나가던 아이와 군인이 감전사(死)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당국의 늑장대응으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원망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창평농장이 있는 곳의 ‘사과 늪’이라고 부르는 저수지 주변에서 전주대(전신주)들이 자빠져 전기선들이 비 내린 땅바닥에 흘러내렸다”며 “이로 인해 어제(15일) 9살 아이와 군인이 감전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 저수지는 주민들 대다수가 목욕도 하고 빨래도 하기도 하는, 또한 아이에겐 놀이터나 다름없는 곳”이라면서 “이곳에서 놀던 아이가 모르고 선을 밟아 전기에 감전됐고 마침 지나가던 군인이 아이를 살리려고 뛰어들었다가 같이 감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전신주가 쓰러지면서 감전위험이 있었지만 당국의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3일이 지나도록 전주대가 떨어진 상태에서 그 누구도 치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전에 사고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전형적인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죄 없는 군인까지 사망한 것에 더 화가 나서 전주대를 관리하지 않은 배전소를 향해 욕을 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당국은 이에 대한 책임을 장맛비로 인한 사고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책임 여부를 묻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고 말했다.
북한이 각종 사고에 대해 당국의 책임을 미루는 것은 비단 이번만은 아니다.
본지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중순 남포-평양 고속도로서 다리 보수 공사를 하던 도로국 소속 군인 2명이 추락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소식통은 데일리NK에 도로국 부대는 상부에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은 두 병사의 잘못으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관련기사:“남포-평양 고속도로 다리 보수공사 중 병사 2명 추락사”)
또한 본지 조사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진행된 삼지연 철길 건설에서 26여 명이 사망했지만, 북한 당국은 사과, 장례, 보상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관련기사: “인민의 피와 땀으로 건설” 北삼지연 철길 공사 드디어 완료)
한편, 기상청 기상자료개발 포털에 따르면 온성과 가까운 함경북도 선봉지역에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189mm의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중앙TV도 지난 14일 10호 태풍 ‘크로사’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강원도의 바닷가 지역을 위주로 동해안 일부 지역에서 폭우를 동반한 100∼150㎜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