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관이 전한 DJ 입원 직전 사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남북관계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열정을 불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김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경환 비서관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달 1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하기 사흘 전인 10일부터 12일까지 동교동 사저에서 방송 대담에 연설 원고 작성까지 결코 쉬는 법이 없었다.

김 전 대통령은 10일 오전 영국 BBC와 사저 응급실에서 1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주제는 북한 핵 문제와 6자 회담, 북미관계 등 김 전 대통령의 필생의 업적이라 할 만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이 자리에서 재임 시절 햇볕정책으로 대북 지원금이 핵무기를 만드는 데 전용됐다는 발언이 나왔고 , 김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한 논리적 반발을 하는 데 주력했다고 최 비서관은 전했다.

최 비서관은 “대통령께서 `결코 쉽지 않은 대담이었다’고 말씀하셨지만 내가 보기에 대담은 완벽했다. 그래서 이제 건강을 회복하신 것으로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같은 날 오후 평소 받아오던 신장 투석 치료를 한 김 전 대통령은 이상하게도 다음날인 11일 예정돼 있던 한 월간지와 인터뷰 약속을 연기하고 휴식을 취했다.

다음날인 12일 오전까지 쉰 김 전 대통령은 오후부터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14일 낮에 예정된 주한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에서 연설할 원고 작성에 착수한 것이다.

몸이 불편해도 자신의 글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던 김 전 대통령은 구술로 원고를 작성했다.

여기에 오후 9시께는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수정을 부탁하는 꼼꼼함도 보였다.

연설문의 제목은 2005년 6자회담이 있었던 날인 `9.19로 돌아가자’이며, 이는 `김대중평화센터’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다.

최 비서관은 “아마도 대통령께서 직접 원고를 작성하고도 연설을 못하신 마지막 연설문이 아닌가 싶다. 원고를 작성하면 항상 연설하셨는데 그런 경험이 없다. 매우 귀중한 원고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날 오전 이희호 여사로부터 김 전 대통령이 작성한 일기를 건네받았다며 “한 권의 노트로 된 일기를 열어본 순간 전율을 느꼈다. 양이 상당히 많은데 검토를 거쳐 일부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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