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호’ 탈북자 3명 “中서 10년 살았어도 우린 탈북자”

▲ 7일 세종로 통일부 앞에서 ‘비보호탈북자’에 대한 정착지원을 요구하는 탈북자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데일리NK

“우리는 더 이상 갈 데가 없어요. 대한민국에 살게 해주세요.”

중국에서 10년 넘게 생활했다는 이유로 ‘보호 대상’으로 선정되지 않은 탈북자 3명이 북한민주화위원회 등 24개 탈북자 단체와 함께 7일 기자회견을 통해 통일부에 “보호대상으로 결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정부가 일정 요건을 갖춘 탈북자를 보호 대상으로 결정, 정착지원금과 주택 임대 등 남한 사회 정착에 필요한 초기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보호 결정을 신청했다가 거부된 박선녀(41. 1995년 탈북 2006년 입국), 채옥희(39. 1990년 탈북 2006년 입국), 이성해(34. 1995년 탈북 2007년 입국)씨 등 3명은 결국 정착지원을 받지 못해 현재 심각한 생활고에 직면해 있다.

이들은 지난 1일 통일부에 재신청서를 제출했고, 통일부의 결정에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17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보호 대상자는 법정기구인 ‘북한이탈주민대책협의회’의 심의를 거쳐 통일부가 결정하는데, 박씨 등은 심의에서 ‘비보호 대상자’로 결정됐다.

보호 대상이 되면 월 최저 임금의 200배 범위 안에서 지원되는 지원금 등 정착지원금과 85㎡(25.7평) 이하의 주택 임대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박씨 등은 중국에서 10년 넘게 생활한 점 때문에 ‘보호 대상’으로 결정되지 않아 정부의 지원에서 배제됐다.

법 9조4항(보호결정의 기준)에는 탈북자의 경우 ‘체류국에서 10년 이상 생활 근거지를 두고 있는 자’는 ‘보호 대상자로 결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등에서 10년 넘게 생활한 박씨 등은 ‘비보호탈북자’로 분류돼 탈북자로서의 지위와 신분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들은 이날 “‘비보호탈북자’라는 신분에 따라 정부의 정착지원도 없고, 일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사실상 ‘노숙자’의 신분으로 방황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17일째 단식농성 중인 ‘비보호탈북자’ 박선녀, 채옥희, 이성해 씨 ⓒ데일리NK

그러면서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서 인신매매로 팔려 다니면서도 중국공안에 잡혀 강제 북송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피눈물 흘리면서 숨어 지냈다”면서 “이것이 어떻게 ‘생활근거지를 두고 있는 자’에 해당되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한창권 탈북인단체총연합 회장은 “탈북자 세 분의 17일간의 처절한 외침을 외면하는 것은 지난 10년간의 친북좌파정권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정부 방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적절한 조치가 없을 경우 대정부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차성주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도 “친북좌파정권에서 대한민국의 전통성을 계승한 보수우익정권으로 정권교체가 되었는지 의심스럽다”며 ‘보호 대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비보호 탈북자’에 대한 결정 여부는 10년 이상 체류한 탈북자가 낸 서류를 종합해 관계부처와 검토한 후 결정한다”며 “현재 박씨 등에 대한 재심 절차는 이미 접수 되었고, 현재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원법 시행령 제18조(보호의 재신청)에는 ‘보호가 거부된 자는 새로운 사실 관계자료나 증거자료가 있는 때에는 다시 보호신청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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