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진행 ‘통일기획요원’ 예산 어디에 썼나 봤더니

정부가 지난 1995년부터 17년간 진행된 ‘통일기획요원 양성사업’이 지나친 비밀주의와 밀실 행정으로 예산낭비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이를 위해 120여억원의 국고를 지출했지만 237명의 통일기획요원들이 그동안 작성한 보고서는 총 226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통일부가 8일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995년 이후 현재까지 통일기획요원 양성 사업에 4~7급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총 30개 기관 237명의 공무원이 통일기획요원으로 양성됐다.


통일기획요원 양성사업에는 통일부 예산 46억 7500만원이 투입됐으며, 기획요원 1인당 양성 비용은 2000만원 가량이다. 하지만 이 기획요원들이 모두 평균 3000만원에 해당하는 유급으로 파견된 것을 감안하면 통일기획요원 양성에 국고에서 1인당 5000만원 이상 투입된 것이며, 총액은 120여 억원에 달한다.


선발대상은 현재 만 45세 이하인 자로 실무경력이 2년 6개월 이상이어야 하며 선발된 기획요원들은 통일부로 파견돼 1개월 정도 통일관련 사전교육을 받고 4개월에서 6개월 간의 해외 파견연수를 통해 정책과제를 연구한다.


또한 1개월간의 사후교육을 거쳐 연구 과제를 발표, 보완하는데 이들 통일기획요원이 작성한 보고서는 현재까지 통일·안보 분야 81건, 정치·사회 분야 89건, 경제 분야 56건 등으로 총 226건이다.


때문에 이날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17년간 비밀 사업으로 추진되어온 통일기획요원 양성사업의 문제점과 예산낭비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외통위 소속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은 “사업기간 및 투입된 비용에 비해 통일기획요원 사업의 지나친 비밀주의로 성과 공유 및 검증이 불투명하고 연구 결과물에 대한 전문성과 적시성이 현저히 부족하다”면서 “관련 주제들과 무관한 장기 해외연수로 남발로 상당한 국가예산을 허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예산의 대부분은 기획요원들의 장기 해외연수 경비로 사용되고 있다. 원 의원은 “주로 남북통일을 대비한 연구 사업의 주제와 상관없이 4~6개월 정도 의무적으로 전원 해외 연수를 떠나는데, 제출된 보고서의 대부분이 장기해외연수 없이도 충분히 이행할 수 있는 수준이며, 상당부분은 오히려 국내 연구가 더 적절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원 의원에 따르면 사업 과정과 작성된 결과물 모두가 비밀처리 돼 결과물의 활용여부나 사업 평가가 불투명하고 관계 부처에 배포된다고 하나 이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러한 사업행태야 말로 밀실정책과 예산낭비의 전형적 사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일을 대비한 행정부처 담당자들이 전문성과 연계성 강화도 중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불투명한 사업추진은 부적절하며, 효율적 연구를 위해 통일부가 사전 연구과제의 범위와 주제 선정에 더욱 세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사후 연구 결과물 및 사업평가와 활용에 더욱 투명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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