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고문’은 나를 포기하게 만들어”

“팔 다리 모두 사방으로 묶여 공중에 매달린 채로 두들겨 맞다보니 ‘나’라는 인간에 대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회령의 보위부 지하감방과 요덕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이 당시 겪었던 참혹한 고통을 증언했다.

지난 3월 북한의 고문실태를 추적한 보고서 ‘고문의 공화국, 북한’을 발간한 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은 2일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조직적이고 체계화된 북한의 고문실태를 고발했다.

이날 증언자로 참석한 김광수(44, 2004년 입국, 가명) 씨는 “회령 보위부 수감시절 장기간 구타를 당해 뒤통수가 깨지고 치아가 모두 부러졌으며, 체포 당시 75kg였던 체중이 38kg으로 줄어들 정도로 끔찍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특히 단순 탈북자를 수감하는 지상의 감방과 분리되어 있는 ‘지하감방’에 대해 언급, “지하감방에서는 아무리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러도 위에서는 들리지도 않고 누구도 알 수 없어 죽음의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김 씨는 지하감방에 수감돼 있다 결국 보위원들이 요구하는 대로 간첩죄를 지었다고 거짓 자백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1999년 회령시 보위부 지하감방과 2000년 요덕군 15호 관리소를 경험한 바 있다.

그는 또 가장 악명 높은 고문행위로 알려진 ‘비둘기 고문’에 대해 “손을 뒤로 묶고 쇠창살에 수갑을 채워놓는데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하루가 지나면 어깨 근육이 굳고 가슴뼈가 새가슴처럼 앞으로 튀어나오면서 몸 전체가 굳어버린다”고 증언했다.

요덕 15호 관리소를 경험한 김은철(2006년 입국, 가명)씨도 “팔 다리 모두 사방으로 묶여 공중에 매달린 채로 맞다보니 나라는 인간에 대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악명높은 비둘기 고문에 대해 증언했다.

김 씨는 또 “죄수들로 가득한 집결소에서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 담요를 뒤집어쓰게 하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뽐뿌질’을 500번씩 당하면 사람에게 더 이상 인간다운 구석을 찾아볼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연합’은 비둘기 고문과 뽐뿌질을 비롯, 의자 없이 신문을 보는 자세를 유지하도록 하는 ‘신문보기’ 등 고문 사례와 야간 불법조사 및 구타, 일상적인 구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다양한 고문 방법들을 소개했다.

이날 시민연합의 보고서 발간을 주도한 이영환 조사연구팀장은 “1999년 이전까지는 범죄 유형에 상관없이 고문이 일상적으로 만연했고 굉장히 심각했다”면서 “2000년 이후 이후 탈북자가 증가하면서 탈북동기, 중국내 생활과 이동경로, 한국행 시도여부 등 탈북자들에 대한 조사항목이 유형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인권 개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진 2002,3년이 되면서 김정일이 단순 도강자(탈북자)들은 적당히 봐주라는 김정일의 지시가 실제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해 국제사회의 감시와 인권개선에 대한 요구가 고문 실태를 완화시킬 수 있음을 지적했다.

한편 시민연합은 지난 3월 1993~2005년 정치범수용소, 교화소, 집결소, 노동단련대, 꽃제비수용소 등에 수감됐다 2000~2005년 탈북한 10~20대 남녀 20명을 대상으로 7개월간 심층조사를 벌여 북한 고문실태 보고서 ‘고문의 공화국, 북한’을 발간했다.

보고서는 고문실태 개선을 위한 북한당국의 노력과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 중지,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개입 등을 촉구하고 있으며, 이는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에게도 전달됐다.

이날 시민연합은 2년마다 업데이트된 내용의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발간해 북한의 고문실태를 적극적으로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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