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북한 정권 전복 안해”…3일 방한해 北과 후속 실무협상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미국의 북핵 실무협상을 담당하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3일 방한한다.

미국 국무부는 31일(현지시간) 비건 특별대표가 서울을 방문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며,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진전을 위한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북측 대표와 후속협상을 갖는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이번 국무부 발표에 앞서 열린 스탠퍼드 대학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주최 북한 관련 토론회에서 “지난 10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플로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및 파기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고, 이 같은 입장을 선언문에 명시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간 후속 실무협상에서는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모두 갖춘 북한 영변 핵시설의 폐기와 그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먼저 얘기했으니 영변에 집중하고 다른 것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오랜 기간 동안 영변이 북한의 모든 핵프로그램의 기본이자 중심이었기 때문에 이를 폐기하는 것은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아주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당국자는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 “어떤 속도와 어떤 구체적 형태로 폐기가 이뤄지는 지에서 상응조치가 이야기될 것”이라며 “제재 완화는 예단할 수 없지만 미국이 상당한 조치를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건 대표가 같은 토론회에서 “우리는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북한 정권의 전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점에 미뤄 미국이 종전선언 카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우리 군과 북측 경비병들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

비건 대표와 북측 실무대표 간의 북미 간 후속 협상은 이르면 내달 4일 판문점에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비건 대표가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본국과의 상시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장소는 판문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북측에서는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혁철은 앞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 당시 등장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김혁철의 직책과 역할은 현재까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김혁철은) 우리의 청와대와 같은 국무위원회 소속”이라면서 “(대미협상과 관련해) 북한이 외무성과 국무위원회, 통일전선부가 결합하는 형태로 만든 것이 아니냐는 게 나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1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2차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에 대해 합의했다”며 “다음 주 초에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로는 여전히 베트남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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