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1차투표 승리 실패

▲ 브라질 룰라 대통령

룰라의 재선 1차 투표 압승이 실패로 돌아갔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자신했던 룰라는 48.6%를 득표해 1.4%로 차이로 아깝게 고개를 떨구어야 했다.

반면 호적수인 알키민 후보는 대선전을 기록하였다. 최고로 지지율이 올랐을 때도 30%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던 알키민 후보는 41.6%를 획득함으로써 대반전의 기염을 토했다.

지난 10월 1일 1차 투표가 치러졌던 브라질 대선은 이제 2차 투표로 가게 되었으며 29일, 1 ∙2위를 차지한 룰라와 알키민이 재격돌하게 된다.

룰라는 애써 태연한 척 하려하지만 실망감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룰라가 공식 반응을 피하고 있는 가운데 측근들은 “근소한 차로 1차 투표를 놓쳤지만 결선에서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알키민 측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의외의 선전에 환호하며 마치 선거에 모두 승리한 듯한 즐거움에 들떴다. 모습을 드러낸 알키민 후보는 흥분된 표정을 누르며 “승리에 대한 큰 가능성을 확인했다” , “2차 투표에서 꼭 승리하겠다”는 말로 지지자들에게 호응하였다.

브라질의 이번 선거는 룰라의 독주가 워낙에 강했던 탓에 선거 분위기가 달아 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룰라와 알키민이 상당히 근접한 지지율로 1차 투표를 통과하자 분위기는 한껏 과열될 양상이다.

룰라는 선거 직전 지지율이 47% 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압도적 우세를 달려왔던 터라 무난하게 50% 지지율을 넘길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결과는 20%에 가까웠던 부등층이 거의 야당 후보인 알키민에게 쏠린 것으로 분석되었다.

룰라가 고전하는 데는 선거 막판에 불거진 야당 인사 음해 문건 스캔들 때문이다. 여당의 선거 책임자가 야당 인사를 모함하기 위해 거액의 돈을 주고 야당 후보 음해 내용이 담긴 문건을 매수하려고 한 사건이 발각된 것이다. 게다가 그 문건의 내용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자 문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룰라는 책임자를 경질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상처가 컸다. 검찰 조사가 진행된 가운데 문제의 이슈화를 진화할 요량으로 룰라는 TV 토론을 일체 거부하였다. 야당 후보들만이 참석한 토론은 룰라 성토장이 되었다. 마지막 토론에 나설 것을 고려하였던 룰라가 지지율 50%가 가능하리라는 판단 하에 결국 나오지 않자 민심은 룰라의 무성의함을 질타하였다. 야당 후보들은 룰라 정부의 부도덕성에 집중 공격을 퍼부었다.

브라질의 이번 선거에서 정책적 쟁점은 불이 붙지 않는다. 대표적인 양 후보의 정책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은 점도 있다. 룰라는 완만하지만 안정적 경제성장과 빈곤 문제의 해결 등 1기 정부의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 내놓았으며 교육 환경 개선, 의약품 보급 확대, 연방과 주 정부 경찰 통합 등의 공약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알키민은 교육 문제와 의료 문제에서 여당의 정책과 대체로 일치하면서 정부의 무분별한 재정 지출과 저성장을 문제 삼았다. 정부 지출 및 부채 감소를 통해 재정의 건실화, 금리 인하를 통한 성장 동력 제고, 공기업의 자치권 확대 등을 주장하며 정책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 대통령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61) 후보는 집권노동자당(PT) 후보로 브라질 공화당(PRB), 브라질 공산당(PC do B)과 브라질 민주운동당(PMDB)이 합세하였다. 제랄도 알키민(54) 후보는 상파울루 주지사였으며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의 후보로 나서 자유전선당(PFL)의 지원을 받고 있다.

룰라는 2002년 대선에서도 1차 투표에서 47%를 획득했다가 결선투표에서 61%를 얻어 당선되었다. 과연 알키민 후보가 여세를 몰아 룰라의 기반을 더 허물 수 있을지 아니면 알키민의 기세를 룰라가 이쯤에서 꺽어 버릴 수 있을지 결선 투표를 향한 브라질 선거 정국이 점점 더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