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진 폴란드 정국

10일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폴란드 정부가 조기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정계의 구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폴란드 헌법에 따르면 하원의장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날부터 14일 이내에 선거 일정을 공고해야 하며, 선거일은 공고일부터 60일 이내로 정해야 한다.

당초 10월로 예정됐던 대선에는 법과 정의당(PiS) 소속인 카친스키 대통령 외에 도널드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시민강령(PO)의 보르니슬라브 코모로브스키 하원의장, 민주좌파동맹(SLD)의 예리치 스마이진스키(58) 하원 부의장 등이 출마할 계획이었다.

이번 사고로 카친스키 대통령과 스마이진스키 부의장이 사망하면서 현재 대통령 권한 대행인 코모로브스키 의장이 사실상 유일한 유력 대통령 후보로 남게 됐다.

이번 사고 전까지도 사실 코모로브스키 의장은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카친스키 대통령이 연임에 도전할 계획이었지만 그가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었다.

공격적인 민족주의자이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카친스키 대통령은 유럽연합(EU), 러시아 모두에 대해서도 강한 반감을 품고 있었고 친시장주의 경제정책을 추진한 투스크 총리의 정책에 대해 번번이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투스크 총리의 시민강령은 50%의 지지를 얻은 반면 카친스키 대통령의 쌍둥이 형제인 야로슬라브 카친스키 전 총리가 이끄는 법과 정의당의 지지율은 25%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지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사고의 엄청난 충격파를 감안할 때 정치적 불확실성이 극대화하면서 의외의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법과 정의당은 대통령 외에 그라지나 게시카 원내 총무를 비롯한 국회의원 7명 등 많은 핵심 간부들이 사망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지만, 향후 여론의 흐름에 따라서는 상당한 동정표를 얻게 될 공산이 크다.

지금까지는 2007년 총선을 통해 집권한 시민강령이 이번 대선에서도 승리하면서 좌우 동거체제가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번 사고로 법과 정의당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이전보다는 커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법과 정의당의 야로슬라브 카친스키 당수가 직접 대선에 출마할 것인지, 아니면 제3의 인물을 내세울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사고의 충격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나면 폴란드 정국이 장기적으로 다시 안정을 되찾으면서 ‘카친스키 형제의 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명목상 국가 원수이면서도 국제조약에 대한 최종 승인권, 법률에 대한 거부권 등의 수단을 통해 투스크 총리와 사사건건 충돌했었다.

야로슬라브 카친스키 당수는 핵심 측근들을 한꺼번에 잃으면서 당내 입지가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권력 공백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원내각제하의 총리가 국정 전반을 책임지고 있고, 헌법상 대통령 유고시 선거 절차도 명확하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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