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속에서 수령초상화 구하다 숨지는 이유는?

“수령께 충실하고 아부해야 인정받을 수 있는 북한이기에, 탁아소 시기부터 그렇게 교양받아 왔기에, 9세의 어린 소녀가 불 붙은 집 속에서 수령의 초상화를 구하다가 숨지고, 홍수로 떠내려가면서도 자식을 구하지 못한 채 수령의 초상화만은 가슴에 안고 죽어가야 하는…”

북한의 교원양성기관인 김형직사범대학을 졸업하고 평양교원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탈북한 이 숙(가명)씨는 최근 발간된 ‘붉은 넥타이'(판문점트레블센타 펴냄)에 기고한 회상기에서 북한 교육 실상의 어두운 단면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다.

당원인 부모 슬하에서 태어나 비교적 부유하게 살다 교원이 됐다는 이씨는 이 책에서 “일생을 수령 독재와 우상화 교육으로 일관해 온 북한 사람들과 남한 사람들의 인생관은 너무나도 다르다”면서 “나는 남한 땅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마음은 늘 아프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인 이현심(22.여.중앙대 재학)씨는 이 책에 실은 수기에서 “인민학교를 졸업할 당시 사람이 처형되는 모습을 보게 됐는데, 제일 앞 좌석에는 당간부들과 교장선생님, 그리고 선생님들이 앉았고, 학생들은 멀리서 보게 했다”면서 “총살하는 모습을 학생들에게까지 보여주려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며 잊고 싶은 기억을 떠올렸다.

안보 관광.출판 전문업체인 판문점트레블센타가 펴낸 ‘붉은 넥타이’는 북한의 교육 실태를 교과서 중심으로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 ‘붉은 넥타이’라는 책 제목은 북한에서 만 7∼13세의 학생들이 가입하는 ‘조선소년단’의 상징물에서 따 왔다.

수령화 교육과 반제교양 교육이 처음 등장하는 유치원 과정,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 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 등 이른바 ‘백두산 3대장군’의 어린 시절과 혁명활동을 배우는 소학교.중학교 교과목 내용이 사진과 함께 상세히 실려 있다.

홍익인간의 이념을 내세우는 남한과 달리 ‘공산주의적 새 인간’ 양성을 목적으로 한 북한의 교육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또 북한의 교원 선발.배치 과정 및 탈북자들의 회상기와 수기, 소회 등도 실려 있으며, 북한의 유치원생 교수안과 소학교.중학교 교과서 내용 일부가 원문 그대로 담겨있는데, 이들 내용은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고른 대목들이다.

이 책을 출간한 판문점트레블센타의 김봉기 대표이사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교과서로 교육받은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자라면 정서적, 행동적으로 폭력성을 띨 수 밖에 없다”며 “민족이 하나 되는 과정에서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던지기 위해 이 책을 펴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목숨을 버리며 총폭탄이 되어 지도자를 결사옹위하자는 정신을 함양시키는, 소위 ‘자살정신’을 가르치는 것은 남북관계나 민족문제에서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김 주석과 김 위원장 가계에 대한 우상화 및 신격화의 실상을 알리기 위한 2번째 도서로 ‘수령 우상화 실상’을 준비중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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