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탈북자, 오히려 태국 경찰에 폭언”



▲태국 방콕에 있는 이민국수용소. 탈북자들은 한국으로 입국하기전까지 이곳에서 생활한다.

태국 내 이민국수용소에 수감된 탈북자들은 가족 외에는 면회가 금지된다. 올해 초까지는 현지 지원 활동가들도 탈북자 접촉이 가능했지만 우리 정부와 태국 정부 간에 탈북자 처우에 관한 원활한 협의가 이뤄지면서 외부인의 접촉은 차단키로 했다.   

정부는 탈북자의 태국 입국부터 출국까지 사실상 ‘원스톱 처리’ 방침을 세우고 있다. 태국 입국부터 방콕으로 이동 및 임시 주거, 이민 수용소 민원 해결 및 국내로 출국까지를 전담하는 담당관이 직접 해결하고 있다. 여기에 안전문제까지 고려되면서 현지 활동가들의 개입 여지는 크게 줄어든 상태다.    

◆탈북자 심리적 안정 조치 필요=현지 지원 활동가들은 정부의 탈북자 보호 노력이 크게 향상된 것을 반기지만 외부와 격리시키는 정책은 탈북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탈북자가 태국에서 대기하는 기간이 3, 4주 정도로 짧아졌지만, 낯선 환경과 언어 장벽이 가져오는 고립감은 여전해 이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지 지원활동가는 데일리NK를 만나 “북한 땅을 떠나 수천km를 지나는 과정에서 체포와 송환의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 여기서도 신변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 이를 정서적으로 도울 수 있는 종교단체나 NGO관계자들의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지난 7월까지도 북부지역의 한 경찰서 내에 있는 탈북자 임시거처를 방문해 탈북자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필요한 물품도 제공했다”면서도 “공관 관계자가 북부지역으로 오면서부터 탈북자 접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와 태국 정부간의 협력이 원활히 잘 되고 있는 만큼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개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입국 기간 단축 가능한가?=태국 이민국수용소를 통해 2010년 입국한 김순영(가명. 53) 씨는 “태국에서도 먹는 문제는 힘들지 않았다. 빨리 한국에 들어갔으면 하는 생각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라며 “기다리는 동안 하루 하루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은 이와 관련, “탈북자들이 일시에 많은 인원이 들어오면 조사를 담당하는 부서의 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할 수 있는데, 태국 내 탈북자들을 입국시키는 텀을 단축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공관 관계자에 따르면 방콕 이민국수용소 내에는 탈북자뿐만 아니라, 미얀마, 라오스 등에서 탈출한 난민들의 숫자도 적지 않다. 이들에 대한 처리 문제도 있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최소한 몇 주의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그는 “정부는 보다 빠른 처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민국수용소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해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더 단축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탈북자, 태국 정부에 대한 인식·태도 변해야=태국으로 들어오는 탈북자 대부분은 먼저 국내에 입국한 가족이나 브로커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탈북자들은 사전에 태국 정부의 탈북자 관리 정책과 절차, 국내 입국에 걸리는 시간도 대부분 알고 있다.  

이 때문에 탈북자들의 태도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현지 교민들의 지적이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10년 넘게 생활하고 있는 한 교민은 “탈북자들이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은 커녕 이를 당연시하고 일부는 오히려 불평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지어는 자신이 특별한 사람처럼 행동을 하며 소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곳 교민들 사이에서 탈북자에 대한 동정심이나 애정은 크게 약해졌다”고 말했다. 탈북자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NGO대표들에 의하면, 일부 탈북자들은 이민국수용소로 이감되기 전 태국 경찰서에서 현지 경찰관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5월 한 언론사를 통해 공관 관계자가 이민국수용소에 수감 중인 탈북자들에게 ‘폭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면서 정부에서 진상조사단을 파견, 실태를 파악한 적도 있다. 현지 공관 관계자는 “현지 경찰이나 공관원이 탈북자들에게 욕을 하고 강압적으로 한다는 보도는 와전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좁은 공간에서 많은 인원이 생활하다보니 불만이 쌓이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를 관리하는 직원들과 고성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폭언이나 모욕적인 처우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태국을 통해 입국한 최성진(가명. 57) 씨는 “대사관 직원들이 욕을 하고 그런 적은 없었다”면서 “(탈북자들끼리)싸움을 하거나 규칙을 위반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언성을 높이는 경우는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탈북자를 무시하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탈북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상호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며 “태국 정부가 인도적으로 대우를 해주고 있는 만큼 탈북자들의 태도도 현지 주재국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