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이완 심각한 외교안보라인

외교안보부처의 분위기 이완이 심각한 양상이다.

외교부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그리고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 등 외교안보 라인의 수장들이 조만간 교체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느닷없는 간첩단 사건과 대북 포용정책의 유용성 등 주요 현안을 놓고 부처간 신경전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등 ‘고삐풀린 듯한 현상’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사의를 표한 장관들이 후임 장관 인선때까지 근무하는 현재의 시스템은 부작용을 더욱 확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해당 부처 직원들은 31일 “사의를 표한 장관들이 연일 뉴스의 중심이 되는 작금의 현상은 분명 이상한 일”이라면서 “뒤숭숭한 분위기 때문에 일에 집중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초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선출로 10월 중순께 단행될 것으로 예상돼왔다. 그러나 반 장관의 장관직 수행이 연장되면서 11월 중순께로 교체시기가 밀렸다.

그러던 사이 윤광웅 국방장관과 이종석 통일부 장관, 김승규 국정원장이 차례로 사의를 표시하면서 교체의 폭도 확대됐다. 또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의 자리이동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마디로 외교안보라인 전체가 교체 대상이 된 것이다. 장관 교체에 따른 다소간의 분위기 이완은 어느 때나 있을 수 있지만 최근의 현상은 ‘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우선 사의를 표명한 수장들이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끝까지 책임을 다한다는 측면에서는 이해할 수도 있지만 과도기가 너무 장기화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물러날 장관이 얼마나 현안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을 지도 걱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정부관계자 “현재의 장관 교체 시스템을 개선하던지, 아니면 사의를 표명한 장관이 계속 출근하는 것보다는 차관이 대행을 맡아 일을 처리하던지, 모종의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최근의 이완현상은 이른바 간첩사건이나 정부의 대북정책,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등 유엔 결의에 따른 제재조치를 둘러싼 안보논쟁까지 겹쳐 더욱 심각해 지는 모습이다.

국제사회와의 공조에 치중하는 부처와 대북 정책에 주력하는 부처간 신경전에다 간첩사건을 둘러싼 국정원과 통일부의 시각차이 역시 여과없이 불거져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양상이다.

여기에 국정원장 사임을 둘러싼 외압설까지 개입하면서 도처에 뇌관이 산재해있는 형국이다.

이에 더해 정치권까지 가세하고 있어 정부 내부의 토론만으로는 상황이 개선되기 어려운 점도 있어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이런 이완현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국민”이라면서 “하루빨리 상황을 정리하고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하며 그것이 정부의 도리”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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