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주의’ 낙인 진보신당 “진보대연합이 우선”

민주노동당 내 다수를 점하고 있는 NL계열(민족해방 계열)의 패권주의와 종북(從北)주의를 문제 삼으며 집단 탈당한 PD계열이 ‘진보신당’을 건설했지만 아직은 기성 정치권의 변방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여전히 민노당과 차별화된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전통적 지지 세력에게는 총선·대선 실패의 요인으로 지목돼 “분열주의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국민적 지지율 역시 1~2% 수준에 머물러 있어  주류인 민노당의 대안세력으로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기류에 따라 최근 ‘진보신당’은 진보세력의 대연합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민노당이 주장하는 ‘민주대연합’에는 반대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노회찬 대표도 5일 “진보정당연대가 시대적 요구이기는 하나 무작정 연대는 옳지 못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프레시안, 오마이뉴스가 공동주최하는 ‘진보개혁 연대의 길- 4당 대표에게 묻는다’ 토론회에 참석한 노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반MB연대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더 나쁜MB’ 혹은 ‘마찬가지 MB’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유래 없이 낮은 대통령 지지율보다 진보정당 지지율이 왜 더 낮은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에 의한 독과점 권력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연대가 필요하지만, 정당만 바뀌는 것으로는 ‘민주화 20년’의 성과는 계승할지 몰라도 노정됐던 한계는 계속 불거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분당’ 당시 ‘패권주의’와 ‘종북주의’를 문제 삼은 만큼 ‘진보대연합’을 위해선 민노당과의 정서적 합의도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노 대표는 “분당 당시 공개적으로 민노당의 문제점이 종북주의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며 “민노당 일부 개인들의 언행은 그런 면이 없지 않으나 노선은 종북주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 대의원대회에서 혁신안이 사실상 부결되는 상황이 되면서 혁신할 수 없다면 그 당이 존재할 이유가 있느냐 하는 생각을 갖고 탈당하게 됐다”며 “분당은 특정정파의 문제는 아니고 모든 정파가 공히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 대표는 “깨진 화분의 조각을 맞추듯이 관계를 복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제대로 연대를 하기 위해서도 더 이상 골을 깊이 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등과의 ‘민주대연합’에 대해서 노 대표는 “지나간 패러다임”이라며 “진보대연합이 우선”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노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에 이르는 동안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외에 다른 진보세력까지 포함한 진보진영이 전면적인 선거연합을 이루어야 한다”며 “다만 예외적으로 특수한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민주당과의 선거공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표는 “하나의 노선으로써 민주대연합은 상대세력을 독재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설득을 받기는 어렵다”며 “국민이 매달리고 있는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된 진보대연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진보신당의 한계에 대해 거침없이 일침을 가했다. 김헌태 인하대 겸임교수는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도 만족할만한 득표를 얻지 못했는데 민노당과 갈라선 뒤로 진보신당이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느냐”고 비꼬았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도 “기존 진보정당의 한계를 돌파하겠다고 주장했으나 더 깊은 한계에 갇힌 게 아닌가”라며 “진보신당이 과연 현실정치에서 주류정당이 될 수 있겠나, 그저 문제제기 집단에 머무는 게 아닌가 하는 비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진보정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준비를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라면 지방선거에 힘을 낭비할 필요 없이 장기적으로 진보정당들의 재통합문제에 더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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