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후 첫 남북언론인 만남의 의미와 과제

분단 이후 첫 남북한 언론인들의 만남이 29일 오전 금강산에서 이뤄져 주목된다.

토론회 형식으로 치러진 이번 만남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각종 남북간 협력사업의 약 80% 정도가 중단되는 등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행사에서 남북 양측 참가자들이 채택한 공동성명에 “남과 북의 언론인들은 6.15공동선언을 지지하고 실천하는데 적극 앞장선다”라고 명백히 한 것도 최근 남북관계의 위기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6.15공동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가 남북간의 협력을 양측 언론이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자는 결의를 다진 셈이다.

토론회에서 정일용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상임대표가 “언론인부터 자주 접촉해 화해와 협력을 이끄는 통일의 기관차가 되자”고 말한 것이나 북측의 조충한 언론분과위 부위원장이 “동족 대결의 낡은 냉전시대 관념에서 벗어나 6.15공동선언을 실천하는데 언론인들이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의지를 뒷받침한다.

특히 이번 만남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계속 추진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남북 언론교류의 출발선을 그은 것도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공동성명에서 남북 양측은 “남북 언론인 토론회의 성과를 발전시키기 위한 남북 언론인들의 공동협력사업을 계속해 나간다”고 명문화함으로써 앞으로 양측 단체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기 때문이다.

2000년 남측 언론사 사장단의 방북 이후 남북한 언론교류가 일부 방송사나 신문의 일회적 이벤트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회를 통해 정기적일뿐 아니라 취재 중심의 언론교류의 기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토론회는 몇가지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우선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남한 국민들의 불안감 등을 감안한다면 이번 토론회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져 공동성명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정도의 문구는 담아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도 비핵화라는 대전제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남북 양측의 여론을 선도하고 있는 언론인들의 만남이었다면 이런 부분에 대한 보다 깊이있는 논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대규모 토론회의 정례화 등 실질적인 이행방안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점 등도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당초 남측에서는 구체적인 향후 교류협력 방안과 행사의 정례화 등을 북측에 요구했지만 북측에서는 남북대결의 종식 등 근본문제를 거론하면서 이 문제가 이뤄진 뒤 교류협력을 추진하자고 맞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대북전문가는 “독일 통일과정에서 언론의 역할 등을 목격한 북한의 입장에서 남북한 언론교류에 소극성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일단 남북한 언론이 토론회를 갖고 만났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점진적으로 교류를 활성화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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