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IAEA 협상 어떻게 전개될까

올리 하이노넨 사무차장과 칼루바 치툼보 안전조치국장 등 4명으로 구성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 대표단이 26일 방북하게 됨에 따라 북측과의 협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모은다.

IAEA 실무대표단은 일단 리제선 원자력총국장 등 북측 인사들과 핵시설 폐쇄.봉인 조치를 감시할 IAEA 감시단의 권한 및 활동 범위, 감시단 규모 등을 협의한다.

또 영변 5㎿ 및 50㎿, 태천의 200㎿ 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 핵연료봉 생산시설 등이 될 것으로 보이는 폐쇄.봉인 대상 핵시설의 범위와 관련한 합의를 도출하게 된다.

아울러 폐쇄될 시설에 설치할 감시 카메라의 위치와 숫자, 봉인 작업에 사용될 스티커 부착 등 매우 구체적인 협의도 이뤄질 예정이다.

따라서 IAEA와 북측 간 협의는 이런 목표 달성 과정과 결과 등을 놓고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핵 2.13 합의는 북한이 이행할 초기조치로 “모든 필요한 감시 및 검증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IAEA 요원을 복귀토록 초청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IAEA와의 합의에 따라” 하도록 했다.

때문에 IAEA대표단은 6자회담의 하청을 받아 북핵 폐기의 첫 행보인 북한 핵시설 폐쇄.봉인 상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북측과 합의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게됐다.

그러나 6자회담 참가국들이 협상 전략을 부여하기 위한 별도의 협의를 갖지 못한 만큼 이번 협의를 통해 확정될 폐쇄.봉인 대상 시설, 감시활동의 범위 등은 실무대표단의 역량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아울러 북한 측 2.13 합의 이행의 첫번째 실질적 조치가 IAEA 감시.검증단과의 협의인 만큼 북한이 이들과의 협의에 어떤 식으로 나설지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북측이 감시단의 활동범위와 관련, 예상 이상의 재량권을 부여함으로써 적극적인 비핵화 의지를 보일지, 최대한 활동범위를 축소시키려 할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 이번 협의가 북한과 IAEA간 관계복원의 계기가 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북한은 1994년 1차 핵위기 당시 IAEA 탈퇴를 선언했다가 제네바 합의에 따라 IAEA와의 관계를 부분적으로 정상화했으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파문으로 제2차 핵위기가 불거진 후인 2003년 IAEA 사찰관을 추방함으로써 IAEA와의 관계를 다시 단절했다.

그러나 2005년 9.19 공동성명이 도출되면서 북한은 조속한 시일내에 핵비확산조약(NPT)과 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약속했고 이 약속은 공동성명에 명시됐다.

또 북측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사무총장이 지난 3월 방북했을때 IAEA 회원국 복귀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이번 IAEA 실무 대표단이 북측과의 협의에서 북한의 IAEA복귀에 대해 보다 진전된 입장을 들을 수 있을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단장인 하이노넨 사무차장과 북한간의 악연이 이번 방북으로 마침표를 찍게 될지, 계속 이어질지도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다.

핀란드 출신의 방사화학 박사로, 1983년 IAEA에 합류한 하이노넨 사무차장은 1992년 북핵 사찰단의 일원으로 북한 땅에 처음 들어갔으며 1994년과 2002년 등 북핵 위기의 고비마다 영변 핵 시설 사찰을 주도했다.

북한은 1990년 한 차례 90g 분량의 플루토늄을 추출했다고 보고했지만 하이노넨이 이끄는 IAEA 사찰팀은 첨단 장비와 기술을 동원해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1989년과 90년, 그리고 91년 등 세 번에 걸쳐 플루토늄을 추출했으며 추출량도 훨씬 많다는 증거를 포착했다.

제1차 핵위기가 절정에 달하던 1994년 5월에도 하이노넨은 영변을 방문해 원자로에서 북한이 사용후 연료봉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빼내고 있으며 과거 플루토늄 추출 추정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IAEA에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북한측과 첨예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바 합의 체제가 위협받던 2002년 5월에도 당시 안전조치국장을 맡고 있던 그는 평양을 방문해 북한 원자력총국 관계자들을 만나 ’껄끄러운 문제들’을 협의했다.

핵 전문가답게 일처리가 냉철하고 원칙에 충실하는 그를 북한측이 불편해하고 있다는 것은 북핵 외교가에서는 자주 거론되는 에피소드다.

그의 후임인 잠비아 출신의 치툼보 국장은 북한에 비교적 온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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