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WFP 배급 11월말까지 완결 요구’

북한이 유엔의 대북 식량 지원 창구인 세계식량계획(WFP)에 긴급구호활동을 서둘러 끝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WFP는 최신 구호보고서(16일자)에서 북한 당국이 현재 마련된 대북 긴급구호계획에 따른 모든 식량배급과 그 투명성을 확인하는 모니터링 활동을 11월말까지 완결하라는 입장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WFP 보고서는 이같은 사실만을 간략히 언급하고 있고 주말인 관계로 WFP관계자들과의 접촉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구체적 내용은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북한이 북한이 최근 WFP에 대북 식량지원 방식을 기존의 ‘긴급구호방식’에서 ‘개발복구방식’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한 사실, 일부 언론에서 WFP평양 사무소 철수설을 보도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선일보는 9일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도적 식량지원을 더 이상 받지 않겠 다는 입장을 유엔 등 국제기구에 전달했다”며 “지난 달에는 WFP 평양사무소의 폐쇄와 모니터링 요원들의 철수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리처드 버크 WFP 베이징 사무소 대변인은 10일 자유아시아(RFA)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구호방식의 전환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WFP 평양사무소의 폐쇄를 요구하지는 않았으며 대북 식량 지원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처드 레이건 WP평양사무소장도 주말인 16일 베이징에서 발표된 성명을 통해 평양 사무소 철수를 요청했다는 보도는 부정확한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레이건 소장이 그러나 “(북한측에서 요청한 대로)긴급 구호에서 개발복구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우리 사업의 중요한 요소로 앞으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혀 북한의 요구에 대한 수용적 입장을 표시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는 성명에서 전환은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WFP가 벌이는 활동의 4분의 3이 어떤 형태로든 개발복구 사업에 관련돼 있다면서 북한 정부 및 원조국 정부들과 이런 방향으로 향후 지원계획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WFP사정을 잘 아는 제네바의 한 소식통은 WFP 로마 본부에서 긴급구호에서 개발복구 방식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북한 정부 및 원조국들과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측의 요구가 완강함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유엔의 대북 지원 조정역을 맡고 있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HCA)은 지난해 이맘때 북한측으로부터 철수를 요구받은 바 있다.

OCHA측은 1년이 지난 현재도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답변을 회피하고 있으나 사실상 철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지배적 시각이다.

제네바에서 만난 북한 관리들은 OCHA가 지원 역량이 전혀 없다면서 조정역할도 오히려 WHO(세계보건기구)나 WFP평양사무소가 맡는 것이 현실적이라면서 OCHA평양사무소의 연내 철수를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이었다.

북한 관리들이 WFP의 지원 역량을 바라보는 시각도 예전만 못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995년부터 북한에 식량지원을 시작한 WFP는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1년 가장 많은 양인 93만6천994t의 식량을 북한에 전달했다.

그러나 WFP의 지원은 2002년 41만1천754만t, 2003년 29만3천408t, 2004년 29만4 천464t으로 줄어들었고 올해 9월 현재는 17만568t을 북한에 지원했을 뿐이어서 한국 등에 의해 이뤄지는 양자 간 원조 방식에 비하면 크게 위축돼 있는 실정이다./제네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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