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AEA 봉인제거’ 의미와 전망

“자신들이 밝힌 핵시설 복구의 의미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22일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영변 핵시설의 감시카메라와 봉인을 제거할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핵시설 복구 내역을 과시하려는 북한의 ’위협전술’로 분석했다.

즉, 미국 등 나머지 6자 참가국들이 플루토늄 생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재처리 시설을 재가동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현재 영변 핵단지내에 봉인돼 있는 재처리시설은 6자회담 10.3합의에 따라 불능화 조치가 진행돼 보조 장비 등을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처리시설의 핵심 장비는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처리시설의 원상복구에 대략 서너달이 소요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북한의 이번 주문과 관련, 소식통들은 북한이 지난달 26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시작으로 장담한 불능화 중단과 핵시설 복구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말해주기 위한 것이란게 중론이다.

재처리시설을 복구하면 현재 수조내에 보관중인 4천800개 전후의 사용후 연료봉과 원자로에 내장돼있는 3천200여개의 연료봉을 재처리할 수 있다. 이는 곧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무기급 플루토늄 6∼8kg 내외를 추가 생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경우 6자회담의 제반 합의가 무효화될 수 있는 큰 위기에 봉착한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전한 내용을 보면 북한은 재처리시설에 손대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복구작업에는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한 IAEA 이사회에서 “오늘(22일) 아침 북한이 IAEA 사찰요원들에게 재처리시설에서 핵물질과 관련되지 않은 실험을 할 수 있도록 봉인과 감시 장비를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핵물질과 관련되지 않은 실험’을 위한 것이라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는 단지 IAEA 요원을 증인삼아 당긴 ’무력시위’로 읽힌다.

하지만 이미 북한이 요청한 IAEA의 봉인과 감시 카메라가 제거됐거나 조만간 제거된다면 북한은 언제든 재처리시설을 복구할 수 있다.

북한의 향후 행보는 미국의 움직임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 미국이 북한이 요구하는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된 진전된 조치를 취할 경우 북한의 ’추가적 도발’은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검증 의정서’를 북한이 수용할 때라야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를 발효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간 검증 협상의 향방이 재처리시설의 복구 여부를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뉴욕에서는 한국과 미국, 중국의 외교장관들이 모여 검증 협상의 진전과 6자 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뉴욕에서 보다 진전된 협상방안이 마련되느냐 여부에 따라 북한의 다음 행보도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게 북핵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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