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8.15축전 취소 배경과 파장

북한이 오는 14-16일 평양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던 ’자주·평화·민족대단합을 위한 8.15통일대축전’을 취소키로 한 것은 수해가 심각한 상황임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북한이 연초부터 야심차게 준비했던 ’대(大)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을 전격적으로 취소한 데서도 알 수 있다.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는 1일 남측위원회에 보낸 전문에서 취소 배경에 대해 “최근 예년에 없는 폭우로 인해 북과 남은 커다란 피해를 입었으며, 북측에서는 여러 지역에서 수해 복구를 위해 많은 인민들이 동원된 상태”라며 비상회의를 소집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즉 최근 폭우로 북한이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도저히 행사 자체를 개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더욱이 남북한이 다 같이 수해를 당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축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달 중순의 집중 호우로 엄청난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양을 비롯해 평안남도 양덕·신양·성천군, 황해북도 신평·연산·곡산군, 강원도 김화·금강·창도군 등에서 큰 피해를 입었는데, 인명피해만도 ’수백명’에서 많게는 3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번 홍수로 6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며 “3만ha의 농경지가 침수.유실.매몰됨에 따라 10만t 가량의 식량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평양시도 대동강이 범람해 옥류관과 수 많은 양수장이 침수되고 생산건물과 전력공급망, 철도가 파괴됐다.

직접적 원인이 수해라면 미사일 발사 이후 내부적 긴장의식 조성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사일 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이 채택된 데다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강도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달 21일부터는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이 실시된다.

북한은 이 훈련에 대해 ’북침전쟁 연습’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처럼 내부적으로 긴장의식을 고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8.15축전을 개최하는 것이 내부 분위기와 맞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대외지원을 얻어내기 위해서라도 8.15축제는 이롭지 않다고 보고 있을 수 있다.

이번 8.15축전 취소로 인해 가뜩이나 꼬이고 있는 남북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으며 남북간 민간교류도 위축될 가능성도 높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미사일 사태 이후 준전시적 위기관리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며 “남북관계의 국면전환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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