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자회담서 어떤 행보 걸을까

북한은 향후 열리는 6자회담에서 핵문제와 금융제재 해제라는 ’투 트랙’을 적극 활용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31일 북.미.중 비밀회동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6자회담 전제조건을 제시하지 않았고 회담에서 양보가 이뤄질 경우 핵포기 용의를 재차 밝혔으며 회담이 재개되면 미국의 대북금융제재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문제는 기존의 틀인 6자회담 채널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에서 북한은 일단 9.19공동성명 이전과 달리 이제는 ’당당한 핵보유국임’을 자처하면서 협상 입지를 높이기 위해 핵군축을 주요 의제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핵실험 이후 “세계적인 핵군축과 종국적인 핵무기 철폐를 추동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핵클럽의 일원임을 강조했으며, 지난 9일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는 “세계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자면 먼저 핵군축이 실현돼 지구상에서 핵무기가 완전히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핵군축 요구는 ’상호감축’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핵보유국인 중국, 미국,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어서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고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북한은 이미 종전 6자회담에서도 처음에는 핵군축을 요구했으나 중국 등 회담 참가국들의 강력한 반발로 이같은 요구를 슬며시 거둬 들인 바 있다.

결국 북한은 핵보유국에 걸맞게 핵포기에 따른 확실한 보상에 가장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9.19공동성명은 대미 및 대일관계 개선과 경제문제 등 북한이 요구해온 사안들이 거의 다 포함돼 있지만 북한의 선핵포기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에게 마냥 유리하다고만 할 수는 없다.

더욱이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돼온 북미관계에서 미국을 어떻게 믿고 선 핵포기를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 북한의 확고부당한 입장이다.

따라서 북한은 9.19공동성명의 내용을 실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선 핵포기가 아닌 동시행동원칙을 고집하면서 그 실현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아울러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미간 양자회담을 통해 가장 큰 고민거리인 금융제재 해제를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북한 입장에서는 종전 ’선 금융제재 해제, 후 6자회담 복귀 입장’에서 ’선 6자회담 복귀, 후 금융제재 해제’로 한걸음 양보한 셈이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의 방코델타아시아은행의 북한 계좌 동결을 포함한 대북금융제재가 해제되지 않으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의 방북 때 금융제재 해결 전망이 보이면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실제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힘으로써 국제사회에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이와 함께 북한은 나름대로 금융제재 해제를 위한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올 초 위폐문제를 풀기 위해 리근 외무성 국장을 미국에 파견, ▲위폐 제작 관련자 및 장비의 색출 및 미에 인도 ▲북미간 비상설 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이 금융제재문제를 논의할 수는 있어도 불법행위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해제 가능성은 높지 않아 향후 양국의 입장을 어떻게 좁혀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입장을 좁히지 못할 경우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책임론을 부각시킬 수 있는 명분을 쌓게 된다.

한발 양보해 6자회담에 먼저 전격 복귀했는데도 미국이 금융제재를 해제하지 않은 채 제재를 지속한다면 북한은 이를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 외교전을 펼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미국의 요지부동으로 더 이상 양보를 얻어낼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또다시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하고 추가 핵실험 같은 강경행보로 나갈 수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회담 복귀 이후 금융제재 해제와 핵포기 반대 급부로 경수로 제공 등을 좀 더 빨리 요구할 수도 있다”며 “이에 따라 미국이 북한을 비핵화 시키기 위해서는 더 큰 선물을 줘야 하는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어 회담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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