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2년만에 유엔에 긴급구호 공식 요청

북한이 수백명의 사망자와 30만명의 이재민을 낳은 최악의 홍수 사태와 관련, 세계식량계획(WFP)과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등 유엔 기구들에게 구호를 공식 요청했다.

이번 요청은 2005년 북한 당국이 유엔 기구들이 긴급 구호보다는 개발 지원에 주력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평양사무소의 퇴거를 압박한 것으로 미뤄 정책 전환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OCHA에 보낸 공식 서한에서 “우리를 지원하겠다는 국제사회의 뜻을 환영한다”며 “OHCA가 조정을 담보하는데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엘리자베스 바이어스 OCHA 대변인이 21일 밝혔다.

바이어스 대변인은 “조만간 OCHA의 조정 전문가들이 현지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OCHA측은 긴급 구호 관련 유엔 산하 기구들과 협의해 북한 홍수 피해 복구를 위한 기금 모금을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국제사회에 호소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북한은 유엔 산하 WFP와 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WHO)측에도 구호를 공식 요청했다.

WFP는 이날 평양에서 토니 밴버리 아시아지역 본부장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홍수 피해자들에 대한 긴급 지원 식량들의 전달을 즉시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향후 3개월간 6개도(道)의 37개 시.군에서 발생한 이재민 21만5천명을 대상으로 긴급 식량 공급을 하기로 WFP와 합의했다.

밴버리 본부장은 “북한의 물난리가 심각하다”면서 “WFP는 북한 정부와 만족스러운 협의를 거쳐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수 십만명의 주민들에게 긴급 식량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장-피에르 드마르제리 WFP 북한 담당관도 “비상 식량은 준비돼 있는 만큼, 트럭을 이용해 가급적 빨리 홍수 피해 지역들에 전달 작업을 개시하겠다”며 “북한 정부와 협조해 이번 홍수로 집과 농경지, 농작물들을 잃은 주민들이 사는 지역들에 식량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WFP에 따르면, 현재 북한내에는 즉각적인 제공이 가능한 자체 비상 식량이 총 5천700t에 이르며, 이번에 북한측과 합의한 초기 3개월간 약 9천675t의 곡물과 콩, 기름, 설탕 등을 추가로 반입할 계획이다.

북한 공식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의하면, 벼와 옥수수의 손실은 전체의 11%에 이르고 있으며 그로 인해 올 가을 곡물 예상 수확량이 격감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앞서 세계농업기구(FAO)는 2006년 11월∼2007년 10월 기간에 북한의 곡물 부족량은 100만t에 이른다고 추산한 바 있다.

북한-WFP간 합의와 관련, WFP측은 도와 시.군 차원에서 이번 홍수 피해 지역들에 대한 WFP의 지속적인평가 및 실사 작업을 허용하라는 조건을 수용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WFP측은 잠정 추산에 의하면 대북 긴급 식량 지원만 해도 500∼6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밴버리 본부장은 “우리는 국제사회가 이 심각한 위기에 호응해 홍수로 고통을 겪는 북한 주민들의 긴급 식량 수요를 지원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또한 기부국들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여성과 어린이 등 많은 다른 주민들의 필요도 무시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WFP의 대북 지원 사업에 기부한 국가들은 남한(1천970만 달러), 러시아(500만 달러), 스위스(430만 달러), 독일(270만 달러), 호주(240만 달러), 룩셈부르크(100만 달러), 아일랜드(97만4천 달러), 덴마크(88만3천 달러), 쿠바(86만4천 달러), 터키(10만 달러), 이탈리아(5만1천928 달러) 등이다.

이와 함께 유니세프도 북한내 약 52만명의 주민들을 위해 긴급 의약품들을 곧 제공할 예정이며, 북한당국과 협의를 거쳐 이번 홍수로 파괴된 수많은 학교들을 위해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WHO도 북한 당국으로부터 이번 홍수로 유실되거나 크게 손상된 북한내 의약품 및 의료 장비들에 대한 긴급 지원 요청을 받았다. 앞서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20일 550만 달러의 기금 모금을 호소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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