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회담 제의 `뜻밖’

남북 간에 갈등이 고조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을 가져올 수 있는 계가가 마련됐다.

김일성 주석 조문 불허, 대규모 탈북자 입국 등으로 지난해 7월 이후 대화의 문을 걸어 닫았던 북한이 지난 12일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북관대첩비 반환과 관련한 남북 문화재 당국 간 대화 제의 후 이틀만에 당국 간 실무회담 제의로 화답했다.

이 제의는 현재 남북 간에 긴장과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뜻밖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북한은 그동안 자제해 왔던 남한 당국에 대한 비판을 최근 집중적으로 제기, 꼬여가는 북한 핵 문제와 더불어 남북 당국 간 대화도 가까운 시일 안에 재개되기는 어렵게 보였다.

지난 11일 북한 해군사령부가 서해에서 ‘제3의 충돌’을 경고하고 나왔고,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타당성 없는 주장에 계속 매달리지 말고 하루 속히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한 반기문 장관에 대해 ”언제부터 이처럼 미국의 대변인, 나팔수가 되었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한 것이 바로 며칠 전이었다.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 대남기구와 각종 매체를 통해 ‘작전계획 5029’를 비롯한 전력증강에 대해서도 ‘북침 전쟁 준비’ 등으로 반발, 남북관계가 갈수록 꼬이는 형국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북한이 남한 당국을 비난할 때 남한 당국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기 보다는 사안별, 개별적으로 해 왔다는 점이다. 물론 남한 당국 전체를 비판한 사례도 없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사안별, 개별적으로 비난한 적이 많았다.

반 외교부 장관이나 또 다른 외교부 관리의 실명을 거론, 발언 당사자를 겨냥하는 데 그쳤고 군 전력증강사업을 비난한 조평통 서기국 보도도 ‘남조선 군사당국’에 대한 것이었다.

또 이종린 전(前)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명예의장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사법처리에 대한 비난도 ‘남조선 사법 당국’이 대상이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사안별, 개별적으로 남측을 비난한 것은 차후에 있을 남북 당국 간 대화 재개를 위한 일종의 포석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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