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연료봉 추가추출 강행하나

북한은 최근 방북(4.5-9)한 셀리그 해리슨 국제정책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을 통해 연료봉 추가 추출과 핵실험을 언급해 주목된다.

우선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해리슨 연구원에게 “이달부터 영변 원자로의 정기적인 연료봉 제거작업을 시작할 것이며 이것은 3개월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다.

폐연료봉 인출은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 추출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의 책 ’과학기술로 읽는 북한핵’에서 핵연료봉의 추가 인출시 상황이 악화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추출한 플루토늄은 시간 경과로 동위원소 조성이 변했거나 봉인과정에서 미국이 정확한 동위원소 조성을 파악했다고 생각된다”며 “새롭게 인출하는 것은 핵무기 생산에 가장 적합한 동위원소 조성으로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고 그 진상도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비확산을 명분으로 고농축우라늄(HEU)만을 문제삼고 협상에 소극적인 미국에게 핵연료봉의 추가 추출은 새로운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그동안 ’핵무기고를 늘리겠다’고 공언해 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자세전환 없이는 폐연료봉의 인출이 핵물질 추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해리슨 연구원에게 북한이 언급한 핵실험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다.

일각에서는 플루토늄 핵무기는 지속적으로 자발적인 붕괴가 일어나고 붕괴를 통해 질량이 감소하면서 동위원소 조성이 변하면 정밀폭발이 어려워질 수 있고 기폭장치가 매우 복잡해 신뢰도를 평가하기 위한 핵실험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컴퓨터를 통한 시뮬레이션 실험이 핵실험을 대체하고 있는 만큼 핵실험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이같은 관측은 해리슨 연구원에 대한 북한 고위 관리의 엇갈리는 설명 속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우리는 핵실험을 위한 최선의 시기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말한 반면 리찬복 상장은 “핵실험을 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지하 핵실험도 낙진을 만들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다. 실험 없이도 우리 핵억지력은 작동한다”고 호언했다.

강 제1부상은 최근 중국방문 기간에도 중국 고위관료들과 만나 핵실험에 대해 언급했으나 중국측이 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해리슨 연구원의 북한방문은 핵문제가 미국의 소극적인 자세 속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자위력’ 차원의 북한의 핵능력 강화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는 “북한은 핵을 체제보장 및 북미관계 정상화와 맞교환하기 위해 미국에게 강력한 양자타협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핵실험이나 핵연료봉 추가 인출 등을 통해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비확산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한편으로는 이라크 전쟁 등을 목격한 북한의 입장에서 체제 보위를 위해서는 핵보유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 등을 흘리는 것으로 볼 때 미국의 행동과 협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