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억제력 투명하게 마련했다”

북한은 2일 발표한 외무성 비망록에서 핵억제력을 투명하게 마련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이 2월 10일 외무성 성명에서 핵무기 보유를 선언한 이후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핵무기에 대한 추가 언급은 삼간채 해외 친북단체의 지지발언만을 소개해온 점에 비춰 이례적이다.

투명성을 부각한 대목은 핵무기 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나왔다.

즉, “미국의 증대되는 고립압살 정책에 대처한 자위적 조치들을 취할 때마다 매번 세상에 공개했고 미국측에도 그시그시(그때그때) 통지하면서 투명성 있게 핵억제력을 마련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그간의 핵 정책에 대한 북한의 발표가 행동으로 이어졌음을 강조하는 것으로 핵무기 보유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나왔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분히 핵무기 보유 선언을 믿으려하지 않는 흐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3일 “핵무기 보유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에 대한 반응 같다”면서 “과거 북한의 언행이 일치해왔다는 것을 강조, 핵무기 보유선언 카드의 대외 효과를 유지하고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하고 외부와의 핵거래 의혹을 아예 차단하려는 논리로 투명성을 강조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비망록은 HEU에 대해서는 “우리에겐 그러한 계획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고 핵 관련 거래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란이든 리비아든 그 어느 나라와도 핵 분야에서는 어떠한 거래도 진행한 것이 없다”고 못박았다.

북한은 그러나 투명성 확보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제시는 하지 않았다.

비망록이 주장한 투명성은 2003년 1월 10일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 이후 지난달 핵무기 보유 선언까지 이뤄진 일련의 외무성 발표와 북ㆍ미 뉴욕채널을 통한 통보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예컨대 외무성은 북한은 2003년 4월 18일 “8천여개의 폐연료봉에 대한 재처리작업을 마지막 단계에서 진행 중”이라고 밝혀 재처리를 공식화했다.

같은해 7월 8일에는 미국과의 비공식 뉴욕접촉에서 재처리 완료를 주장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어 10월 2일에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8천여개 폐연료봉에 대한 재처리를 끝냈다. 이후 우리는 핵시설들을 정상 가동하면서 폐연료봉 재처리로 얻어진 플루토 늄을 핵억제력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용도를 변경시켰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또 2004년 1월에는 핵 전문가와 의회 관계자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을 영변으로 안내, 플루토늄이 들었다는 유리병을 보여주기도 했다.

비망록은 이와 함께 핵무기라는 단어를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했다.

특히 “핵무기를 휘두르며 선제타격하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정책기도에 맞서 정당방위를 위해 핵무기를 만들었고 또 만드는 것은 너무 응당한 것”이라고 밝힌 대목은 핵무기 제조가 계속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아울러 미국의 선핵폐기 주장을 반박하면서 “미국의 본심이 뻔한데 우리가 품들여 만들어놓은 핵무기를 그저 내놓으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