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무기 보유했나

최근 방북했던 커트 웰든(공화ㆍ펜실베이니아) 미국 하원의원이 워싱턴의 한 토론회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으로부터 `핵무기 보유국’이란 말을 들었다고 밝혀, 그 진위에 관심이 쏠린다.

웰든 의원은 지난 11일부터 나흘간 방북, 북한 체류기간 김영남 상임위원장, 백남순 외상, 리찬복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표, 김 부상 등을 만났다.

웰든 의원이 방북한 시점은 북한이 제2기 부시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에 대북 적대정책을 평화공존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던 시기로, 김 부상의 발언은 이를 위한 `계산된 초강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김 부상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것이 방어용이고 영원히 보유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것은 이같은 의도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상임위원장도 웰든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핵개발 계획을 장기적으로 계속 유지할 뜻은 없다며 미국과 우방으로 지낼 날을 기대한다고 밝혔고, 백 외무상도 한반도 비핵화가 최종목표이며 북한의 핵 포기과정은 투명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북한이 성명이나 정부 대변인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핵무기 보유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유엔에서나, 북ㆍ미 양자 간 접촉 때, 또는 개별적으로 방북한 외국 인사들에게 핵무기 보유를 밝힌 적은 있었다.

지난해 6월 제3차 6자회담 중 이뤄진 북ㆍ미 양자협의에서 북한측 관계자는 “우리는 핵 억제력의 폐기 의지를 보다 명백히 하기 위해 핵무기를 더 이상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이전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것을 핵 동결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댔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무기를 더 이상 만들지도’라는 대목은 글자 그대로 보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는 최수헌 북한 외무성 부상이 연설하면서 “부득이 핵 억제력까지 갖추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은 현 미행정부가 우리를 `악의 축’, 핵 선제공격대상으로 정하고 우리를 제거해 버리려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부상은 기자들과도 만나 “이미 8천대(개)의 폐연료봉을 재처리해서 무기화했음을 선포한 바 있다”며 말해, 2003년 10월 2일 “재처리로 얻어진 플루토늄을 핵 억제력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용도를 변경시켰다”는 외무성 발표를 뒷받침했다.

또 지난해 1월 미국 방문단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 등을 돌아본 것과 관련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은 우리로 하여금 핵 억제력을 마련하도록 했는데 우리는 이것을 이번에 보여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방북단의 일원이었던 핵무기 전문가인 전 로스앨러모스 핵연구소장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플루토늄을 추출ㆍ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말하는 `핵 억제력’에 대해 핵무기로부터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 또는 핵무기 제조 기술 및 제조능력, 핵탄두를 실어나르는 운반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추정하고 있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북한실장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은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지만 김계관 북한 부상의 핵무기 보유 발언은 북한이 6자회담을 앞두고 핵무기 보유사실을 기정사실화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 같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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