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자본주의 문물’ 경계 촉구…주민들 “씨도 안먹힐 것”

▲ KBS 드라마 ‘겨울연가’

북한 선전매체가 자본주의 문화와 생활양식 유입을 막고, ‘우리 식’생활양식을 확립해야 한다고 경계심을 고취하고 있다.

22일자 노동신문은 ‘우리 식 사회주의생활양식의 우월성’ 제하 글에서 “부르죠(주)아 문화는 지배계급의 기생적이며 반동적인 욕망을 반영한 것으로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좀먹는 위험한 독소이며, 썩어빠진 생활양식이 판을 치는 자본주의사회는 미래가 없다”고 주장했다.

◈ 기사 요약

– 극단한 개인 이기주의와 약육강식의 법칙에 기초한 썩어빠진 부르죠아 생활양식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문화는 지배계급의 기생적이며 반동적인 욕망을 반영한 것으로서 사회와 인간의 건전한 발전을 좀먹는 위험한 독소이다. 사람들의 자주의식을 마비시키고 온갖 사회악을 산생시키는 썩어빠진 생활양식이 판을 치는 자본주의사회는 미래가 없다.

– 미제를 비롯한 온갖 반동들이 우리 나라를 내부로부터 와해시키기 위하여 반동적인 사상문화와 퇴페적인 생활양식을 류포시키려고 발악하고있지만 주체가 확고히 서고 민족성이 강한 우리 인민에게는 발붙일 틈이 없다.

◈ 해설

북한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원수들의 심리모략전과 사상문화적 침투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려야 한다”고 강조한 데 이어 지난 1월 내각기관지 민주조선을 통해 자본주의 문화를 쉬(파리 구더기)에 비유하고, 싹부터 잘라야 한다며 사실상 외색문화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현재 북한에는 남한 드라마 ‘겨울연가’ ‘가을동화’ ‘모래시계’ 등을 담은 CD판과 노래음반들이 대량 유입되어 고위급 에서 일반 주민까지 열풍이 불고 있다.

배용준-최지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겨울연가’는 한류의 대표적인 드라마다. 특히 무테 안경에 해맑은 미소, 장발머리의 배용준은 ‘백마 탄 왕자’의 이미지를 연상시켜 평양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배용준의 헤어 스타일과 패션을 흉내 내고 싶어도 당국의 단속이 심해 젊은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북한당국은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남한 드라마와 음반을 담은 CD와 비디오 테이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국경세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또 보위부와 보안서는 해당 인민반과 협동 하에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외색문화 단속 전문기관인 109그루빠가 평안도 시군을 휩쓸면서 단속자가 수백명에 이르렀다는 전언이다.

노동신문이 자본주의 문물 유입을 강하게 경고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북한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방증이다. 상류층들도 드라마에 등장하는 자동차와 남한주민들의 생활수준을 놓고 공공연히 “우리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남한의 경제력을 능가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북한당국은 이러한 ‘한류’가 평양을 감염시킬 경우, 자칫하면 핵무기 보다 더 위력한 ‘무기’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은 매체를 통해 과거 90년대 북한사회에 널리 퍼졌던 ‘일심단결’ ‘공산주의 미덕’등을 들먹이며 재현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노동신문은 “우리사회에는 혁명동지를 위해 한 목숨 바치고, 영예군인을 위해 여성들이 결혼하고, 부모 잃은 아이들을 돌봐주는 미풍이 꽃피고 있다”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전이 주민들에게 먹혀들리가 없다. 주민들은 “씨도 안먹힐 말”이라고 한다. 이미 수백만이 굶어 죽은 조건에서 당이고 혁명투사고 무슨 소용이냐고 말한다. 현재 주민들의 정신상태는 과거와 다르다. 수령과 당, 정권기관의 권위가 과거와는 몰라보게 추락했다.

가족끼리 김정일을 욕도 하는 세상이다. 당원은 말만 많고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하여 공장에서 고용 기피대상이 됐다. 과거에는 당에서 영예군인들과 결혼하라고 하면 여성들이 군말 없이 경쟁적으로 찾아 갔다. 그러나 지금은 응분의 대가가 차례지지 않는 이상 결코 나서지 않는다.

노동신문이 “미제를 비롯한 온갖 반동들이 우리 나라를 내부로부터 와해시키기 위하여 반동적인 사상문화와 퇴폐적인 생활양식을 유포시키려고 발악하고 있지만 주체가 확고히 서고 민족성이 강한 우리 인민에게는 발붙일 틈이 없다”고 선전해도 이에 귀 기울일 주민들도 없다.

그들도 제한된 정보이지만, 과거와 다른 눈으로 옳고 그름, 좋고 나쁜 것을 판별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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