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권결의안 첫 `찬성’ 나오기까지

토요일인 지난 11일 시내 모처에서 통일.외교 고위 당정협의가 열렸다.

한명숙(韓明淑) 총리와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 송민순(宋旻淳) 청와대 안보실장 등이 참석, ‘여권 수뇌부회의’로 알려진 당시 모임에서는 초미의 현안이었던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와 북한 인권결의안 문제에 대한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당시에는 워낙 PSI문제에 관심이 쏠려서인지 북한 인권결의에 대해 어떤 말들이 오갔는지 외부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모임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의하면 PSI 문제에 대한 입장조율이 끝난 뒤 곧바로 북한 인권결의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얘기가 오갔다.

먼저 정부는 2003년 이후 줄곧 기권하거나 표결에 불참했던 과거의 일을 설명한 뒤 이번에는 여러가지 상황변화로 인해 정부가 ’찬성’쪽에 표를 던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개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주로 담당 부서인 외교부가 이런 입장을 설명했다고 한다. 한 총리는 ‘더이상 기권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고 외교부측에서 적극적인 설명을 보탰던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부 설명의 골자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여론이 악화됐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만큼 보편적인 인류가치에 대해 더이상 한반도의 특수상황을 적용하기 어려우며 ▲PSI 정식참여를 유보한 상황에서 국내외 여론을 의식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미 정부쪽은 10월 중순 이후부터 상당한 고민과 토론을 거쳐 입장을 정리한 터였다.

특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내정자는 지난달 중순 사무총장 내정을 즈음해 언론 인터뷰를 갖고 “유엔 사무총장의 권한과 유엔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최대한 노력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일 외교장관 이임사를 통해서도 “우리에게 숙명적으로 북한과의 대치관계라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로서는 최대한 국제사회의 의견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중심을 잡고 나가야만 국제사회의 존중을 받고 역할 강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부내 분위기를 반 내정자가 주도한 셈이다. 주로 외교부의 찬성 기류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했던 통일부도 난상토론 끝에 외교부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까지 나선 뒤에야 ’찬성’ 입장을 정했으며 이를 11일 당정협의에서 당측에 설명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통일부쪽 참석자 한명과 당쪽의 몇 사람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한 상황에서 인권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입장변화가 있을 경우 어떤 영향을 주겠느냐”며 막판까지 반대입장을 피력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결국 반대인사들의 의견과 북한의 반응 등을 참작해 정부 발표문을 다소 조정한 끝에 유엔의 결의안 표결까지 만 하루도 남지 않은 16일 오후에야 외교부를 통해 공식으로 정부 입장이 나오게 됐다는 후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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