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국 합작 법률사무소 잇달아 설립

북한과 이탈리아 비린델리 법률회사가 15일 평양에 합작으로 법률사무소를 설립, 주목된다.

지난해 9월에도 영국 변호사 마이클 헤이가 북한정부와 공동으로 ’헤이 캘브 & 어소시에이츠’라는 법률사무소를 개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점차 외국 법률회사의 북한 진출이 많아 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외국 법률회사와 합작으로 평양에 법률사무소를 세우고 있는 배경은 교역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데다 지적재산권 등을 둘러싸고 외국과 마찰이나 분쟁의 소지가 증대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법률사무소 개소식에 김영재 무역성 부상이 참석한 것도 이런 이유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외국과 교역하는 북한 기업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북한은 최근 무역자격증제도를 신설, 정비에 나섰다.

또 교역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무역액은 2003년보다 19.3% 증가한 28억5천700만 달러로 1991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처럼 교역규모가 커지고 외국회사와 거래하는 무역회사가 늘어 나면서 자연히 각종 통상마찰이 발생하게 되고 이를 해결할 전문가 확보의 필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북한은 요즘 지적 재산권을 비롯해 저작권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추세이다.

지난해 6월 저작권사무국을 설립하고 일본 도쿄(東京)에 ’조선저작권 대리판매센터’를 개설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저작권사무국 설치를 전하면서 “저작권사무국은 앞으로 국내 저작권이 외국에서 침해, 훼손되는 사례를 감시ㆍ통제하고 이에 대한 법적인 대응책도 적극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1974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가입한 데 이어 1980년 산업재산권 보호를 위한 파리협약과 특허협력조약(PCT), 1993년 의장의 국제기탁에 관한 헤이그협정, 2003년 문학ㆍ예술작품 보호를 위한 베른협약에 서명했다.

외국 법률회사 입장에서도 외국 법률회사 진출이 거의 없는 북한을 선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은 “북한은 그동안 외국과 교역, 투자에서 발생하는 분쟁에서 손해를 많이 봤다”면서 “그 해결책으로 국제 분쟁과 마찰 해결에 경험이 많은 외국 법률회사와 합작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으로서는 외국 법률회사와 합작으로 국제분쟁을 적절히 해결하고 또한 그들의 경험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 기업 간 거래, 외국과 무관한 사건이나 분쟁의 해결을 위해 외국과 합작으로 법률사무소를 세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1999년 김일성종합대학에 법률대학을 설치하고 법조인을 양성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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